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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사상 처음 경매 나온 간송가 국보 2점, 응찰자 없었다

등록 2022-01-27 19:36수정 2022-01-28 00:55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금동삼존불감 유찰
국보의 첫 경매 출품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27일 케이옥션 경매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간송컬렉션 소장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오른쪽)과 금동삼존불감. 17~27일 케이옥션 강남 사옥의 특설 공간에 전시된 모습이다. 노형석 기자
국보의 첫 경매 출품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27일 케이옥션 경매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간송컬렉션 소장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오른쪽)과 금동삼존불감. 17~27일 케이옥션 강남 사옥의 특설 공간에 전시된 모습이다. 노형석 기자
일제강점기에 전 재산을 바쳐 이 땅의 문화유산을 수집하며 국외 유출을 막았던 간송 전형필(1906~1962)의 후손이 상업 경매장에 선친이 모은 국보 2점을 사상 처음 내놓았으나 모두 낙찰되지 않았다.

미술품경매사 케이옥션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정기 경매를 열어 간송가의 불교미술 컬렉션 핵심인 삼국시대의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고려시대 금동불감·석가삼존상을 각각 출품했으나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매 끝물에서 먼저 나온 고려시대 금동불감은 27억원, 가장 마지막 차례로 호명된 계미명불상은 31억원에 각각 값을 부르기 시작했으나, 맞받아 더 큰 값을 부르는 이가 없어 1분도 안돼 유찰로 마무리됐다.

계미명불상은 큰 광배 앞면에 주존불상을 따로 붙이고 그를 양 옆에서 지키는 협시보살상을 새겨놓은 가장 오래된 일광삼존불상(一光三尊佛像) 양식이다. 계미년(563년) 망자가 된 부친을 위해 발원했다는 뒷면의 명문이 남아 있어 고대 불상들 가운데 구체적인 연대가 확인되는 희귀한 사례이며, 한반도 불상의 시원으로 평가되는 명품이다.

11~12세기 고려시대의 금동삼존불감은 사찰 경내 불전을 축소한 미니 제례공간으로 내부에 봉안했던 금동석가삼존불과 한갖춤으로 전해져왔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 케이옥션 사옥에서 펼쳐진 간송가 소장 ‘계미명삼존불입상’ 경매 현장. 경매사가 31억원부터 값을 불렀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케이옥션 제공
27일 오후 서울 강남 케이옥션 사옥에서 펼쳐진 간송가 소장 ‘계미명삼존불입상’ 경매 현장. 경매사가 31억원부터 값을 불렀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케이옥션 제공
두 국보 유물은 간송의 장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경매사에 출품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출품 유물이 재단 명의가 아니라 전 관장 개인 소유물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간송의 명성을 앞세워 개인 재산을 팔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학계와 고미술업계 쪽에서는 유찰 이후 국립박물관이 간송가 후손과 매입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계미명불상의 경우 한국미술사에서 고대 불상의 연대를 판별하는 절대 기준작이 된다는 점에서 국가 기관 소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2020년 5월에도 간송가 후손들이 국가 지정 보물인 삼국시대의 금동보살입상과 통일신라시대 초기의 금동여래입상을 케이옥션 경매에 냈다가 유찰돼 국립중앙박물관이 매입한 바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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