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10명이 그려낸 경기도 화보집 ‘LIVE IN GYEONG GI’(라이브 인 경기)
북쪽으론 황해도, 동쪽으론 강원도, 남쪽으론 충남과 접해 있고 중앙에는 광역시 2곳이 자리하며 31개 시군을 품고 있는 경기도. 물리적 크기만큼이나 유구한 서사도 다양할 터. “그 이름도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정치·전략적 요지로 자리매김된 이래 수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경기도의 어제오늘을 들여다보며 미래를 희망해보는 ‘21세기판 경기하여가’가 나왔다. 경기문화재단에서 펴낸 경기도 화보집 <LIVE IN GYEONG GI>(라이브 인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 시대 사진가 10명이 자신들이 구축해온 시선으로 오늘의 경기를 기록했다. 강재구 작가는 ‘도시의 숨과 쉼을 돌보며 흐르는 도시하천’을 보여줬고, 강제욱 작가는 10년 넘게 촬영한 수원화성을 둘러싼 마을의 변화와 풍경을 바라봤다.
강진주 작가는 ‘땅과 하늘, 사람이 보살피는 대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갔고, 김신욱 작가는 ‘온도와 풍경이 제각각인 경계지’를 촬영했다. 노순택 작가는 모란공원을 통해 ‘애도와 환기를 시도’했으며 박형근 작가는 급격한 도시화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신성함을 간직한 경기도 풍경을 펼쳤다.
박종우 작가는 ‘분단의 흔적을 가시화’했고, 성남훈 작가는 ‘정보기술(IT)산업의 메카인 판교에서 미래도시의 판타지’를 그렸다. 이재용 작가는 드론으로 그림 같은 서해를 촬영했으며 이한구 작가는 하늘과 땅, 길과 나무와 사람을 경이롭게 연결했다.
사진집을 기획한 최연하 큐레이터는 “사진집에 경기도의 다채로운 모습이 생생하게 담기길 바랐고 작가 10명이 각기 고유한 특성을 한껏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사진의 기록적인 힘, 그리고 예술성이 아주 뛰어나 소장 가치가 높은 사진집 제작을 위해서 무엇보다 사진 자체가 잘 살아나고 텍스트가 잘 읽히는 책을 만들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경기 천년의 해’를 기념해 사진가 39명과 경기도 사진을 아카이브한 최연하 큐레이터는 “사진은 ‘카메라’라는 기계가 세상과 사진가 사이에 매개로 들어가 있다. 카메라로 세상을 기록해야 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작가가 세상을 읽어내는 방법, 시각을 코딩화할 수밖에 없다. 코드화해서 언어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 언어를 사진을 통해 읽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도 화보집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 작가들은 아름다운 새벽 풍경의 신비로운 모습들을 포착하거나 도심의 빠른 변화들을 재빠르게 잡아냈고 또한 경기도의 유구한 역사를 텍스트로 잘 뽑아내서 사진 이미지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편에는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 필요한 지점들을 잘 잡아내는 섬세함을 가진 작가도 있다.
이렇듯 대지와 사람이 직조해낸 풍경을 작가 10명이 각각의 이미지 언어로 조율해낸 사진 속에서 다시 살아난 경기도를 만나볼 수 있다.
김아리 객원기자

경기도 화보집 ‘LIVE IN GYEONG GI’(라이브 인 경기) 표지. 경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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