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큐멘터리 사진계에서 활발하게 작업 중인 중견 작가 10명이 경기도의 자연과 생태, 사람들을 포착한 사진집 <라이브 인 경기>(Live in GyeongGi)가 경기문화재단(대표 강헌)에서 최근 나왔다. 2011년 이 재단에서 <경기의 10가지 다른 풍경>(10 Different views of GYEONGGI)을 출간한 뒤 10년 만에 나온 후속 사진집으로, 그사이 경기도의 변화상을 작가 10명의 눈으로 기록한 결과물이다.
기획에 참여한 사진작가들은 경기도의 대지와 바다, 분단 현장, 도시와 공원, 일상 공간, 신성한 영역 따위를 저마다의 시선들을 쏟으며 훑었다.
30년 가까이 휴전선 비무장지대 탐구에 몰두해온 박종우 작가는 전방 인근에 널린 대전차 장애물에서 가시화한 분단의 흔적을 냉정하게 읽어낸다.
강재구 작가는 도내 도시들의 하천을 살피면서 도시 공동체의 ‘숨’과 ‘쉼’의 단면들을 조망했고, 강제욱 작가는 수원 화성 행궁동 주변 골목길의 낡은 화분 등을 렌즈에 담아 넣으면서 지역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노순택 작가는 모란공원묘지에서 민주노동열사들과 자식들을 위해 몸 바친 장삼이사들의 유택과 묘비명들을 투시하며 느낀 삶과 죽음의 상념을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란 화두 아래 풀어냈다.
‘대지의 순환’(강진주), ‘도시와 시골의 경계’(김신욱), ‘산천의 진경’(박형근), ‘첨단 신도시’(성남훈), ‘서해 간척지’(이재용), ‘무속과 상상’(이한구) 등 다른 작가들의 작업 이미지들 또한 예사로운 것들이 없다.
남다른 자의식 아래 앵글을 맞춘 10인10색의 사진들이 서울보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의 인문적 풍광을 낯설게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 사진집 안에 찍힌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하면 작가별 작품 소개 인터뷰와 촬영 현장 스케치 영상도 볼 수 있다. 6만원.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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