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흥식 드라마 피디.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용의 눈물> <왕과 비> <태조왕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방송> 대하사극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윤흥식 전 피디가 지난 25일 정오 세상을 떠났다. 향년 72. 고인은 5년여간 암 투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75년 <티비시>(TBC) 피디로 입사해 80년 <한국방송>으로 옮긴 뒤, 4년 만에 드라마 피디로 데뷔했다. 첫 단독 연출작인 1989년 단막극 <멜라콩을 아시나요>를 시작으로, 1987년 <토지> 1~2부, 1990년 <우리가 사랑하는 죄인>(1990), 1995년 <땅울림> 등을 선보였다. 데뷔작인 <멜라콩을 아시나요>로 그해 ‘백상예술대상’에서 티브이드라마 신인연출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1990년대 중반 드라마국장 등을 맡아 특히 대하사극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다. <찬란한 여명>, <용의 눈물>, <왕과 비>, <태조왕건>, <명성왕후> 등의 책임피디로 활약했다.
2013년 드라마피디협회 총회를 열고, 한류 열풍 이면의 한국 드라마 위기를 꼬집으며 “드라마 제작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퇴직 뒤에도 대학과 예술교육원 등에서 전임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드라마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대학시절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배우의 꿈을 꿨던 고인은 은퇴 이후 다시 극단에서 활동했고 <관객모독> 등 연극 무대에 섰다. 지난해 12월 <서찰을 전하는 아이>가 최근작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숙씨와 아들 상원·상훈, 며느리 장예윤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발인은 29일 오후 4시30분이다. (02)3779-1526.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