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야차>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재벌 총수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던 특수부 검사 한지훈(박해수)은, 기소를 앞둔 상황에서 팀원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수사를 벌인 사실을 알게 된다. 부장검사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 척하자고 했지만, 정의를 정의롭게 실현해야 한다고 믿는 한지훈은 총수를 풀어주고 국가정보원으로 좌천성 파견을 간다. 투명인간처럼 시간만 죽이던 그에게, 국정원 간부는 중국 선양에서 활동하는 블랙팀에 대한 특별감찰을 제안한다. 공작과 테러, 암살 등을 벌이는 이른바 블랙팀이 허위 보고를 일삼으며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본 것. 북한과 가까운 선양은 동북아를 비롯해 미국 등 서방권 스파이들이 각축을 벌이는 곳으로 위험천만한 도시였지만, 검찰로 금의환향할 날을 고대하던 한지훈은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행사로 위장한 국정원 선양지부에 도착한 한지훈은 이내 블랙팀을 이끄는 지강인(설경구)과 조우한다. 별명이 ‘야차’인 지강인은 임무와 정의를 위해선 목숨도 아끼지 않는 무자비한 통제불능의 첩보원. 특별감찰 중이라는 한지훈의 엄포를 대놓고 무시하는 블랙팀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북한 공작원들과 무차별 총격전을 벌인다. 무법천지 상황에 아연실색하던 한지훈은, 이내 남북한과 일본이 연계된 거대한 공작의 실체를 알게 된다.
넷플릭스 영화 <야차>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야차>는 중국 선양에서 일명 ‘야차’가 이끄는 국정원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그리고 각국 스파이들이 벌이는 숨 막히는 첩보전을 그린 액션물이다. 영화 <프리즌>을 연출한 나현 감독이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작품으로, 한국판 <제이슨 본> 시리즈를 방불케 한다.
“우리 배우, 우리 이야기,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본격 첩보 액션물도 얼마든지 훌륭하게 선보일 수 있다는 야심으로 스태프와 배우 모두가 뭉쳤다”는 나 감독의 말처럼, 영화 <야차>는 이국적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배신을 첩보 액션으로 보기 좋게 풀어냈다. 기존 한국 액션영화가 맨몸 액션에 주로 의존했다면, <야차>는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적 매력을 살리고자 대규모 총기 액션을 메인으로 삼아 리얼한 총격전을 선보인다. 블랙팀 요원들이 사용한 모든 총은 모형이 아닌 실제 총으로, 촬영 현장에 국정원 출신 총기 교관이 상주하며 액션 장면 촬영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배우들 역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기본 사격 자세와 총기 파지법, 실탄 사격까지 수차례 교육받았다. 영화에 사용된 전체 총기 수량은 36정이며, 촬영 중 사용된 총알 수는 약 7700발이다.
넷플릭스 영화 <야차>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리얼한 액션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들도 다채롭다. 설경구와 박해수 투톱 배우를 비롯해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양동근과 최초로 액션 연기에 도전한 이엘, 짐승남의 매력을 ‘뿜뿜한’ 송재림,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거듭난 박진영까지 신구가 조화된 캐스팅을 보여준다. 특히 국정원 선양지부 홍과장 역할을 맡은 양동근은 노련하고 익살맞은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현지인 같은 옷차림에 중국어와 북한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해, 아역으로 시작한 이 배우의 연륜을 새삼 느끼게 한다.
5일 오전,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도 양동근의 아역 시절이 회자됐다. 나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박해수·양동근·이엘·송재림·박진영이 참석한 이날 자리에서 설경구는 “저뿐만 아니라 양동근 팬 아니었던 사람이 있나. 저는 양동근의 아역 때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궁금해서 ‘그때 어떻게 촬영 다녔냐’고 했더니 ‘버스 타고 다녔다’고 하더라. 양동근에게 직접 들으니 기분이 신기하고 좋았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영화 <야차>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이에 양동근도 설경구의 오랜 팬임을 ‘인증’했다. 그는 “제가 정말 얼마나 팬인지 보여드리겠다. 살면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그때마다 항상 이 장면을 떠올린다”며 영화 <박하사탕>의 설경구 대사 ‘나 다시 돌아갈래’를 즉석에서 연기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해외 분들이 <야차>를 봐주실 때, 내가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