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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쿠팡플레이 사과로 마무리…‘안나’ 사태 의미는?

등록 2022-08-22 12:15수정 2022-08-22 17:56

쿠팡플레이, 이주영 감독에 사과·요구 수용
영화감독조합 중재…여론도 창작자 편
OTT시대 영화와 드라마 충돌 사례
콘텐츠 제작보다 OTT 시스템 돌아볼때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6월24일 공개)를 둘러싼 ‘편집 논란’이 ‘편집 논란’이 일단락됐다. 쿠팡플레이가 이주영 감독을 배제하는 등 일방적으로 편집한 행위를 사과하고, <안나> 6부작에서 이 감독과 스태프 6명의 이름을 삭제했다.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는 21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 총괄책임자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진지하고 정중한 사과와 함께, 국내와 이미 판매하여 공개를 앞둔 해외 플랫폼 6부작 <안나>에서 이주영 감독 및 감독과 뜻을 같이한 스태프 6인의 이름을 삭제하고,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요구했던 8부작 감독판은 지난 12일 공개됐다. 쿠팡플레이가 이 감독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것이다.

이 감독은 20일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조합(공동대표 민규동·윤제균)에 글을 올려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본인들(쿠팡플레이)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사과 또한 진정성 있게 하여서 그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의 <안나> 작품 훼손과 저작인격권 침해 사실은 이 감독이 지난 2일 법무법인을 통해 공론화하면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안나> 8부작을 2017년 11월~2021년 7월 집필했고, 2021년 10월~2022년 3월 촬영했다. 하지만 결과물을 두고 쿠팡플레이와 이 감독의 의견이 엇갈리자 쿠팡플레이는 감독의 동의 없이 8부작을 6부작으로 일방 편집해 공개했다.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배제하는 등 저작인격권을 침해하고 신뢰를 깨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고, 쿠팡플레이는 “(이) 감독이 수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제작사 허락을 맡아 편집했다”고 맞섰다. 평행선을 달리던 이 감독과 쿠팡플레이는 지난 19일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중재로 만나 긴 시간 대화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제공

이번 사태를 두고 ‘콘텐츠 시대’ 창작자 권리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동안) 플랫폼이 투자자이기에 창작자가 끌려가는 구조였고, 이런 문제가 생겨도 문제제기가 어려웠던 게 현실”이라며 “이번 사건은 플랫폼과 창작자 사이의 갈등을 드러낸 면도 있지만, 결국 창작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2의 <안나> 사태를 예방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진단이다. 쿠팡플레이가 사과를 결정한 데는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중재도 있었지만 여론의 영향도 컸다. 정덕현 평론가는 “돈을 투자했다는 것만으로 투자자가 일종의 갑질을 할 수 없는 것은 고객이자 시청자인 대중의 입김 때문”이라며 “(<안나> 사태는) 현재 콘텐츠 시장이 플랫폼보다 창작자, 제작자의 목소리가 강해질 수 있는 구조로 흘러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안나> 사태는 오티티(OTT) 오리지널 제작물이 늘면서 드라마와 영화의 서로 다른 시스템이 충돌한 시작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티티라는 플랫폼은 영화와 드라마가 혼재된 곳이며, 영화 시스템에 익숙한 영화감독들이 드라마 시리즈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영화와 드라마, 오티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상파 출신 한 프리랜서 피디는 “초창기에 넷플릭스는 (제작·편집) 간섭이 없었기에 별일이 없었지만, 오티티간 경쟁이 치열해지거나 쿠팡플레이처럼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기업이 오티티 사업에 뛰어들면 <안나> 사태 같은 일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나> 6부작과 8부작을 비교해보면, 8부작은 지훈(김준한)과 현주(정은채)의 서사를 좀 더 담았지만 6부작은 안나에 집중했다. 속도감을 내려고 안나가 되기 전 유미(수지)의 상황이나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대부분 들어냈다.

이 감독은 한국영화감독조합에 올린 글에서 “(쿠팡플레이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창작자를 존중하고 작품에 대한 예의를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썼다. 법무법인 시우는 “이번 사건으로 변화하는 국내 영상산업 환경에서 창작자의 저작인격권이 가지는 중요성이 재조명되었고, 앞으로 업계에서 창작자들이 더욱 존중받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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