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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립국어원 ‘문어 빅데이터 서비스’ 저작권 문제로 일부 중단

등록 2022-08-24 20:48수정 2022-08-26 02:54

콘텐츠 수집한 웅진북센, 출판사들에 저작권료 제시
“인수한 회사의 콘텐츠 저작권 꼼꼼히 못살펴” 사과도
국립국어원 누리집 화면 갈무리
국립국어원 누리집 화면 갈무리

국립국어원이 숙원 사업으로 진행해온 ‘우리말 빅데이터(말뭉치) 서비스’ 일부가 24일 중단됐다. 연구 등 공공 목적으로 활용되도록 언어를 디지털상 수집해 놓은 서비스로, 말뭉치 중 문어 부문 데이터 구축(예산 31억원)을 입찰 진행한 웅진북센에서 수집한 콘텐츠에 다수 출판사 상대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제기된 탓이다.

‘우리말 말뭉치 구축’을 목표로 문어 부문 경우 국립국어원이 2019년 시행, 이듬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지난 3월 몇몇 출판사들이 저작권 문제를 제기했다.

발단이 된 콘텐츠는 웅진북센(웅진그룹의 출판물류회사)이 2010년 인수한 북토피아(전자책 회사)가 웅진북센에 인수되기 전 출판사들과 계약 맺어 보유한 콘텐츠로, 이번 사업에 활용되면서 발생하는 저작권이 해당 출판사들과 사전 협의되지 않았다. 웅진북센 이정훈 대표이사는 “북토피아 콘텐츠를 회사가 정당하게 양수(5.3억원)해 (각 출판사들 상대의) 저작권도 정당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1만5000여종의 저작물에서 어절을 사용했으나 (이후 문제 제기로) 북토피아 콘텐츠 사용에 있어 온전한 권리의 존재 여부 등을 꼼꼼히 살피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며 사과했다. 이들 출판사들에게는 이번에 저작권료를 제시한 상태다. 북토피아 콘텐츠 외 수집한 콘텐츠엔 사용료가 2019년 정산되었다.

전날 웅진북센 쪽과 간담회를 가진 한국출판인회의는 24일 “웅진북센이 출판계에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북토피아로부터 인수한 콘텐츠(엑스엠엘파일 8만여종, 이미지 2만9000여종, 플래시 등)를 조속히 폐기하고 향후 절대 재사용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출판계 관계자는 “애초 저작권 문제가 소홀히 된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제안을 거부하는 출판사도 있다”고 말했다.

웅진북센은 이번에 제시한 저작권 사용료로 북토피아 콘텐츠(1188개 출판사의 저작물 1만5993종) 가운데, 30%(349개사 6194종)는 정산을 완료, 28%(338개사, 5299종)에 대해선 정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나머지인 40%가량은 폐업해 최초 서비스한 상태의 빅데이터 유지 제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 데이터는 2030년까지를 사용 연한으로 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강미영 언어정보과장은 “저작권 문제가 없는 사업 결과를 납품하도록 계약이 되어 있다”며 “24일 (저작권 완전 해결이 어렵다는 보고를 듣고) 일단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에는 “문어 말뭉치 일부에 저작권 해결에 문제가 있어 전수 검토, 수정 후 재공개하기로 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올라와 있다. 국립국어원으로선 웅진북센 쪽과 출판사들 간 협의 과정을 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보인다. 웅진북센이 작성한 2019년 해당 사업보고서엔 “다양한 분야의 책, 잡지, 보고서 등 문어 자료를 모아 말뭉치를 구축, 국어 인공지능 개발 산업과 국어 연구 등에서 공공자료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사업 목적을 잡고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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