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나흘 연이어 쉴 수 있는 2022년 마지막 기회, <한겨레21> 기자들이 추천하는 연휴 보내는 법 ① 영화
영화사 제공
콘텐츠 평가·추천 애플리케이션을 즐겨 사용한다. 시청한 영화나 드라마를 기록하고, 보고 싶은 영화는 따로 표시(‘보고싶어요’)해 모아둔다.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사진)은 ‘보고싶어요’ 목록에 올려둔 지 4년여 흘렀으나 아직 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러닝타임(상영 시간)이 무려 3시간57분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196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14살 소년 ‘샤오쓰’(장첸)가 소녀 ‘밍’(양정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대만의 거장 에드워드 양이 1991년 제작했다. 국내에는 2017년 처음 개봉했는데 중간에 10분 쉬는 시간을 뒀다는 이야기를 전설처럼 들었다.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이라는 수식어, 앱이 알려주는 나의 예상 평점(무려 5점 만점), 시네필인 친구의 추천까지 이 영화 주위를 맴돈 지 4년여. 이제는 ‘인생의 하루를 바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뉴욕타임스>의 리뷰를 실천에 옮겨보려 한다.
상영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선뜻 엄두를 못 내는 영화는 많다. 일본 영화 <해피 아워>의 상영시간은 5시간28분이다.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는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일본의 거장이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화니와 알렉산더>도 ‘보고싶어요’ 목록에 장기 거주 중이다. 상영시간은 3시간8분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정주행도 좋지만 한 편의 긴 영화에 하루를 온전히 바쳐보는 건 어떨까.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