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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윤종빈 “실화냐? 하정우 배역 실존인물 만나니 납득되더라”

등록 2022-09-15 17:14수정 2022-09-16 22:37

넷플릭스 시리즈 연출 윤종빈 감독
“실화 속 인물 ㄱ씨 직접 만나보니
남다른 생존력에 강한 영혼 소유자
이 분이라면 할 수 있었겠구나” 납득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처음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윤종빈 감독.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처음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윤종빈 감독. 넷플릭스 제공

“실화가 너무 영화 같아서 저도 황당했어요. ‘이게 말이 돼?’ 했다니까요.”

1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종빈 감독이 대뜸 말했다. 그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얘기다. 남미의 작은 나라 수리남에서 암약하는 한국인 마약상(황정민)과 그를 잡으려는 국정원 요원(박해수)의 작전에 투입된 민간인 사업가(하정우)의 얘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도 놀라고 있다.

윤 감독은 하정우가 연기한 강인구의 실제 모델인 ㄱ씨의 녹취록 문서를 보고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평범한 민간인이 어떻게 자기 인생의 큰 걸 포기하면서까지 위험한 곳에 2~3년간 ‘언더커버’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납득이 안 됐어요.” 그래서 그는 ㄱ씨를 직접 만났다. “얼굴 보니 바로 이해됐어요. 특수부대 출신처럼 정말 강인해 보이더라고요. 살아온 얘기를 들으니 더욱 납득됐어요. 남다른 생존력과 강한 영혼의 소유자, 이 분이라면 할 수 있었겠구나 싶었죠.”

넷플릭스 시리즈 &lt;수리남&gt; 촬영 현장에서 연출하고 있는 윤종빈 감독(가운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촬영 현장에서 연출하고 있는 윤종빈 감독(가운데). 넷플릭스 제공

윤 감독은 ㄱ씨가 실제 살아온 삶을 1부의 강인구 전사에 80~90%가량 녹여냈다. 이를 충분히 설명해야 시청자들이 강인구의 행동을 납득할 거란 판단에서다. 되레 실제보다 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국정원과 일하기로 한 이후) ㄱ씨는 마약상과 다시 친해지려고 일부러 머리칼을 싹 밀고 차이나타운 갱들과 싸우고 다녔다고 해요. 실제가 너무 영화적이어서 오히려 극중 강인구를 유머러스하고 능글맞게 바꿨죠.”

반면, 황정민이 연기한 전요환 목사는 가장 많이 각색한 인물이다. 실제 모델인 조아무개씨는 목사가 아니었다. 생선 가공공장을 운영하던 조씨는 ㄱ씨의 홍어 사업을 돕는 척하며 그를 자기 집에 살게 하고, 한국행 홍어 안에 몰래 코카인을 숨겼다. “ㄱ씨가 너무 순진하게 속은 거죠. 극중에선 좀 더 납득할 수 있도록 전요환을 직업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목사로 설정했어요.” 전요환은 살인을 마구 저지르지만, 실제 조씨는 한국에서 재판받을 때 살인과 살인교사 혐의는 적용받지 않았다. 10년형을 받은 조씨는 지난해 출소했다.

하정우가 이 실화를 들고 윤 감독에게 처음 제안한 건 영화였다. 하지만 윤 감독은 방대한 얘기를 두시간짜리 영화에 욱여넣으면 빤한 언더커버 액션물이 될 거라 여겼다. “강인구가 언더커버로 들어가기 전 얘기들이 중요하다고 봤기에 시리즈로 만들면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처음엔 <티브이엔>(tvN) 10부작 드라마 얘기가 나왔는데, 결국 넷플릭스 6부작이 됐죠.”

넷플릭스 시리즈 &lt;수리남&gt;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이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을 보면, <수리남>은 전세계 넷플릭스 티브이(TV)쇼 3위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해 14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했고, 미국(5위)·프랑스(3위) 등 84개국에서 10위권에 들었다. 시리즈 연출이 처음인 윤 감독은 “큰 스크린으로 못 보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티티 플랫폼의 파급력이 엄청난 것 같다”고 했다. “10년 넘게 연락 끊긴 초등학교 동창, 보험회사 직원도 전화해서 잘 봤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니컬러스 케이지도 보고 좋다고 했대요. 제가 니컬러스 케이지 팬이거든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스무번도 넘게 봤는데….”

전세계에 서비스되는 바람에 실제 수리남 당국자가 “드라마가 수리남을 ‘마약 국가’로 몰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거기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힘 빼고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리즈를 만들자는 의도대로 된 것 같아 아쉬움은 없다”면서도 영화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한 듯 보였다. “시리즈를 연출하다 보니 내가 영화감독이었지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어요. 사실 극장의 큰 스크린과 사운드를 전제하지 않으면 그렇게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연출할 필요는 없거든요. 영화의 장점과 소중함을 다시 느꼈죠.”

넷플릭스 시리즈 &lt;수리남&gt;으로 처음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윤종빈 감독.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처음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윤종빈 감독. 넷플릭스 제공

차기작을 두고 그는 고민이 많다고 했다. “영화를 하고 싶은데, 요즘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액션, 스펙터클, 블록버스터 등으로만 한정되는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영화가 그런 건가? 그건 아닌데…. 여러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이제 안 하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 같다”며 “다만 혼자 6부작 전체를 하다 보니 위궤양, 십이지장궤양도 심하게 오고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다음에 드라마를 또 하게 된다면 전체 말고 일부 회차를 나눠서 할 의향은 있다”고 했다.

이에 기자가 “황동혁 감독은 혼자서 또 <오징어 게임> 시즌2 한다던데…”라고 슬쩍 도발하니 그는 이렇게 맞받았다. “그건 안 하면 안 되는 프로젝트죠. 안 하면 국가적 손실인데…. 저도 <수리남> 시즌2 안 하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해야죠(웃음).”

혹시 변기태(조우진)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를 볼 수 있을까? “세간의 그런 얘기를 듣고, 우리끼리 스핀오프 스토리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실현될지는 모르겠네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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