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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에서 ‘독자데이터 수집·분석’으로…세계언론 디지털 전환 ‘중심 이동’

등록 2022-10-19 07:00수정 2022-10-19 09:37

세계신문협회 73회 뉴스미디어 총회 현장
지난달 28일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서 카를로스 누녜스 무리아스 회장(왼쪽부터), 콘차 이글레시아스 딜로이트 미디어 산업 책임경영 파트너, 가브리엘라 카냐스 이에프이(EFE) 에이전시 회장, 엑토르 아란다 그루포 클라린 부사장 등 4명이 ‘지속 가능하고 다양한 미디어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지난달 28일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서 카를로스 누녜스 무리아스 회장(왼쪽부터), 콘차 이글레시아스 딜로이트 미디어 산업 책임경영 파트너, 가브리엘라 카냐스 이에프이(EFE) 에이전시 회장, 엑토르 아란다 그루포 클라린 부사장 등 4명이 ‘지속 가능하고 다양한 미디어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비관론의 농도는 확연히 옅어졌다. 지난 10년간 한국 언론이 포털 내 클릭 경쟁에만 몰두한 사이 생존 기로에 섰던 해외 언론들은 혁신에 도전했고, 일부 결실을 손에 쥐었다. ‘<뉴욕 타임스> 같은 톱클래스 언론만 디지털 생존이 가능하다’는 관념은 이제 낡은 이야기가 돼버렸다. 노르웨이·뉴질랜드·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곳곳에 포진한 여러 언론이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세계신문협회(WAN-IFRA)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World News Media Congress)에는 언론사 500여곳에서 1200명 이상의 언론인이 참석했다.

■ 다양한 실험 끝에…디지털 수익 전환 성공

신문은 위기였지만 언론의 위기는 아니었다. 혼란의 시기에 혁신에 매진했던 언론사들은 이제 어디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감을 잡아가고 있었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신문협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세계 언론동향(2022)’을 보면 이런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62개국 167개 언론사 발행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은 ‘세계 언론동향(2022)’ 초안을 보면 언론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냈고,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빠른 성장을 예상하고 있었다.

언론사 수익원인 ‘지면 광고’, ‘지면 구독’, ‘디지털 광고’, ‘디지털 구독’, ‘기타 수익’ 중 ‘지면 광고’, ‘지면 구독’은 각각 지난해 대비 -1.1%, 0.3% 성장하는 데 반해 ‘디지털 광고’, ‘디지털 구독’은 각각 10.3%, 16.0% 성장할 것이라고 언론사들은 예측했다. 특히 ‘기타 수익’은 전년 대비 21.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성장세가 가팔랐다. ‘기타 수익’ 중 핵심은 ‘행사 개최’라고 언론사들은 답했다.

‘디지털 광고’, ‘디지털 구독’, ‘기타 수익’의 증가로 언론사들의 총수익은 해마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응답자들은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이 지난해의 두배에 이를 것이라고 응답했다.(2021년 +7.3%→2022년 +16.4%) 주로 개발도상국 언론사들(2022년 24%)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이런 결과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도전과 실험 덕분이라고 언론사들은 평가했다.

지난달 28~30일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지난달 28~30일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보고서 초안을 발표한 세계신문협회 편집장 딘 로퍼는 “언론사가 확보한 독자 데이터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의 핵심 토대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전쟁 등의 요인으로 단기적으로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언론 전망도 어둡지만, 언론사들은 혁신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전체는 연말에 발표된다.

■ 독자군별로 다른 전략 구사해 수익 극대화

‘독자 유입→독자 데이터 확보→수익화’는 디지털 전환 공식으로 자리잡은 듯했다. 페이월(유료 모델)도 일부 언급됐지만, 많은 사례가 ‘독자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 모델’에 집중됐다. ‘포털에 모든 뉴스와 독자 데이터를 넘겨주고, 포털이 번 돈을 나눠 갖는’ 한국과는 상황이 달랐다.

2016년 3월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전용 매체로 새 출발 한 영국 <인디펜던트>는 ‘독자 데이터 확보→맞춤형 광고→이커머스’로 이어지는 자사 수익모델을 발표했다. 독자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들을 여러 군으로 나누고, 독자군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구독 모델 운영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으로 꼽았다. ‘①모으고 ②쪼개고 ③맞춤형으로 공략하라’가 이들 전략의 핵심이다.

데이터 및 마케팅 담당 최고책임자 조 홀더웨이는 ‘독자와 관계 맺기를 통한 성장’(Growth Through Engagement)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익명의 독자를 등록(register)·구독(subscribe)하게 한 뒤 이들의 정보(이메일·성별·거주지)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 이커머스로 수익을 거둔다”고 설명했다. 독자를 등록·구독하게 하려면 독자의 흥미를 돋우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는 “우편번호를 활용해 거주 지역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고, 댓글을 기사로 쓰고 독자를 태그하는 형식의 기사도 쓴다. 어떤 질문에도 답해주는 기사(AMA: Ask Me Anything)도 인기가 많다”며 “이런 콘텐츠들이 구독 독자를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뉴스레터 등 독자를 불러모을 수 있는 채널을 5개에서 11개로 대폭 늘린 것도 디지털 독자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영국 &lt;인디펜던트&gt; 데이터 및 마케팅 담당 최고책임자 조 홀더웨이의 발표를 듣고 있다. 그는 ‘독자와 관계 맺기를 통한 성장’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독자 데이터 확보→맞춤형 광고→이커머스’로 이어지는 자사 수익모델을 발표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지난달 29일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73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영국 <인디펜던트> 데이터 및 마케팅 담당 최고책임자 조 홀더웨이의 발표를 듣고 있다. 그는 ‘독자와 관계 맺기를 통한 성장’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독자 데이터 확보→맞춤형 광고→이커머스’로 이어지는 자사 수익모델을 발표했다. 세계신문협회 제공

독자 데이터 확보를 위해 한결같이 강조한 것은 ‘직접 방문 독자’의 중요성이었다. 페이스북 등 플랫폼을 타고 들어온 독자보다 직접 누리집(홈페이지)을 찾아온 독자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간결함을 무기로 미국 미디어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액시오스>의 발행인 니컬러스 존스턴은 “전체 방문자 중 직접 방문 비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와 직접 관계를 맺고 싶다는 독자들을 붙잡고 관계를 강화하는 게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최대 미디어그룹인 스터프의 최고경영자 시네이드 바우처도 “페이스북을 통해 들어오는 독자는 뜨내기 독자라는 판단에 따라 페이스북 포스팅을 중단했다”며 “전체 방문자 수에 타격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직접 방문 독자가 늘면서 맞춤형 광고를 집행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광고 영업을 위해 여러 언론사가 연대하기도 했다. 위매스는 스페인의 50여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광고 플랫폼이다. 위매스에 참여한 언론사들은 스페인의 뉴스 광고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독자 데이터를 공유하기 때문에 광고 효율이 높다. 위매스에 참여한 프렌사 이베리카의 최고경영자 하비에르 아이토르 몰 사라솔라는 “종이신문 시절 인쇄나 배포 플랫폼을 공동으로 이용했던 것처럼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도 언론사들의 동맹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라고사/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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