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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김유정 “학창시절 떠오르는 작품, 저절로 감정이입”

등록 2022-10-29 07:00수정 2022-10-31 02:31

영화 ‘20세기 소녀’ 주연 김유정
글로벌 순위 상승 인기몰이 중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모든 면에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나리오였다.”

배우 김유정 주연의 넷플릭스 신작 영화 <20세기 소녀>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20세기 소녀>는 지난 21일 첫 공개 후 3일 만에 비영어권 영화 부문 글로벌 순위 2위, 한국을 포함한 일본·대만·브라질·멕시코 등 33개국에서 톱10 순위권에 진입했다.(넷플릭스 자체 조사) 세계 영상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을 보면,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세계 3위(28일 기준)에도 올랐다.

그때 그 시절 ‘첫사랑’의 아픔을 영화화한 청춘물 <20세기 소녀>의 주연 배우 김유정을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전세계 시청자와 만난 소감을 물었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얼떨떨한 심경을 숨기지 않는 그는, “해외 반응을 살펴보니 나라별로 좋아하는 포인트가 다 다르더라”고 말하며 전세계 시청자층의 다양한 반응을 반가워했다.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김유정이 <20세기 소녀>에서 맡은 역할은 단짝 친구 연두의 첫사랑을 대신 추적하는 17살 소녀 보라. 잠시 한국을 떠나 있는 친구 연두를 대신해서 ‘현진’이란 이름의 남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보라는 현진의 친구 풍운호(변우석)와 엮이게 되고 보라와 연두, 운호와 현진 네 사람은 누구보다 뜨겁고 열정적인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다. <20세기 소녀>로 장편 영화 연출 데뷔를 하게 된 방우리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활달한 성격의 비디오가게 집주인의 딸 보라 역에 김유정 배우가 적역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아역 시절 출연했던 스릴러 영화들을 제외하면 최근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그가 맡아온 캐릭터들과 비교해 <20세기 소녀>의 보라가 신선한 캐릭터라 할 수는 없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현장에서 연기할 때도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됐다. 나 역시 학교 다니는 걸 좋아했고, 친구들도 잘 사귀던 아이였다. 친구 연두와의 감정 신을 찍을 때는 저절로 감정이입이 됐을 정도다.”(웃음) 캐릭터가 지닌 고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무엇보다 배우 스스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래서 김유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발산할 수 있었다.

그가 그려낸 보라의 절절한 감정 연기도 돋보인다. “그 나잇대의 울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별다른 메이크업도 받지 않고 오롯이 보라가 되어 연기하는 경험을 했다. 방우리 감독에게 직접 “보라의 양말 디자인도 제안”하면서 섬세하고 짚어나간 연기를 통해 보라의 모습을 구체화시켜 나갔다.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보라와 연두가 첫사랑 소동을 벌이게 되는 극 중 배경은 21세기를 앞둔 1999년이다.(1999년은 김유정이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세기말 감성을 떠올릴 수 있는 학창시절의 소품들, 예를 들면 삐삐, 카세트 플레이어, 브이에이치에스(VHS) 테이프를 비롯해 이제는 거의 사라진 공중전화 부스나 비디오 가게 등이 등장해 추억을 자극한다. “공중전화는 이용해본 적이 있지만 삐삐는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물건이었다”는 김유정은 촬영 전에 감독님으로부터 ‘그때 그 시절’ 한국영화들을 여러 편 추천받았다. “감독님께서 <8월의 크리스마스>(1998)나 <접속>(1997) 같은 작품들을 저와 운호 역의 변우석 배우에게도 추천해주셨다.”

넷플릭스 영화 &lt;20세기 소녀&gt;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영화 &lt;20세기 소녀&gt;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그는 이번 <20세기 소녀>의 촬영을 위해 1990년대 영화들을 일부러 챙겨본 건 아니다. “평소에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좋아해서 과거 음악이나 영화를 많이 찾아보곤 했다. 그래서인지 90년대 감성을 표현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삐삐와 공중전화로 친구들과 소통해야 했던 그 시절의 답답함은 나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유정에게 <20세기 소녀>는 90년대 한국 문화 트렌드를 알려주는 보고서이기도 했다.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유정. 넷플릭스 제공

2003년 만 4살 어린 나이에 데뷔한 탓에 영화 촬영 현장에 가면 ‘김 선생님’이라 불렸다는 김유정은 이번 작품에서 비로소 또래 배우들과 즐겁게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릴 때 부모님은 늘 ‘더 천천히 가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다”는 김유정은 이제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단다. 또래 친구들과의 밸런스를 맞춰주기 위한 부모님의 코치였던 것.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잘 컸다는 말도 자주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는 김유정의 차기작은 영화 <스물>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이다. 류승룡, 안재홍 등과 함께 출연하는 이 드라마에서 김유정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딸 민아를 연기한다. 김유정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게 될 21세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현수 전 <씨네21> 기자 겸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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