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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면 절대 안 뛴다”는 30년차 형사…이성민, 늙어감을 연기하다

등록 2022-11-16 15:48수정 2022-11-16 16:09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열연
“이순재·로버트 드니로처럼 나이들어 가고파”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lt;형사록&gt;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지난달 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1·2회가 공개됐을 때 주인공 택록을 연기한 배우 이성민(54)은 당황했다. “오티티 첫 출연작이었던 <소년심판>(넷플릭스)은 피드백이 바로 느껴졌는데, 이번엔 반응이 없으니까 ‘이게 뭐지?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했죠.”

최종회(7·8회) 공개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이성민을 만났다. 출연작 공개를 앞두고 잠을 설칠 정도로 늘 긴장하는 탓에 <형사록>의 초반 ‘조용한’ 분위기는 적잖은 스트레스가 됐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굳었던 그의 마음도 다소 풀린 듯했다. ‘몰아 보기’가 대세인 요즘, 매주 2회씩만 내놓으며 궁금증을 쌓아가는 <형사록>의 공개 방식은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하는 측면도 있었다. 이 때문인지 디즈니플러스는 차기 주요작인 <커넥트>(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전체 에피소드를 12월7일 동시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lt;형사록&gt;의 주연배우 이성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주연배우 이성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형사록>은 디즈니플러스 최초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서비스 지역에 시차 없이 동시 공개하는 한국 콘텐츠다. 그만큼 자부심도 있고, 부담도 됐을 터. 제작발표회 당시 국외 언론들의 관심이 높아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국외 매체 인터뷰를 많이 하면서 디즈니가 한국 콘텐츠를 외국에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걸 체감했어요. 외국 기자들이 제 이름도 정확히 기억하고요. 제가 나가본 외국이라고는 일본과 영화 <공작>으로 갔던 프랑스 칸(영화제)이 전부인데, 참 신기한 노릇이죠.(웃음)”

이성민이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목은 <늙은 형사>였다. “은퇴를 앞둔 형사 이야기로, 어떻게 보면 50대 중후반의 내 나이대 이야기였는데도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단순한 나이 듦이 아니라 그 의미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커서 감독님과 오랫동안 상의하면서 준비했죠. 중간에 제목이 <형사록>으로 바뀌어서 다행스러웠어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lt;형사록&gt;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극중 은퇴를 눈앞에 둔 30년차 베테랑 형사 택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협박 전화를 받으면서 의문의 사건에 휘말린다. 전화 속 주인공은 택록이 과거 경찰 조직에서 ‘어쩔 수 없이’ 저질렀던 잘못을 추궁하면서 택록의 동료까지 죽인다. 택록은 ‘친구’라고 휴대전화에 저장한 범인을 찾아나가면서 주변 모든 동료를 의심하게 된다.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전개 방식이 이 작품의 매력적인 지점이에요.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일 처리가 철저한 형사가 동료들을 전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죠.”

<형사록>은 이성민이 헉헉대면서 달리는 장면을 느리게 잡으며 시작한다. ‘퇴직하면 절대 안 뛴다. 죽어도 걸어만 다닌다. 쫌만 참자. 연금이 코앞이다.’ 택록의 독백은 중장년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릴 법하다. 나이 든다는 것. 평범한 회사원도, 베테랑 형사도, 정상급 배우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제 현장에 가면 내 나이가 제일 많고 스태프 나이가 자식뻘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생길 수 있는 거리감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문득 돌이켜 볼 때 ‘나이 들었구나’ 느끼는 거 같아요. 체력도 50대 초반까지는 힘든 걸 잘 몰랐는데 중반 넘어가면서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형사록>에서는 달리는 장면뿐 아니라 액션 연기 등 “몸 쓰는 장면이 많고 밤 촬영도 많아서 체력 유지가 중요했다. 밥심으로 찍으면서 촬영 기간에 6~7㎏이 쪘다”고 한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lt;형사록&gt;의 주연배우 이성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의 주연배우 이성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택록만 숨 가쁘게 달린 게 아니다. 배우 이성민도 올 하반기에만 영화 <리멤버>, 드라마 <형사록>에 이어 오는 18일 시작하는 주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JTBC)까지 바쁘게 달려왔다. 택록처럼 “쉬고 싶다는 마음이 살짝 들기도” 하지만 할리우드의 관록 있는 노배우들이나 선배 배우 이순재처럼 오랫동안 연기 활동을 하고 싶은 게 당연한 꿈이다. “나이가 들수록 역할 비중에 상관없이 좋은 작품에서 많은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살고 싶어요.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로버트 드니로처럼 정상에 올랐던 배우들도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젊은 배우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잖아요. 내가 갈 길도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부담은 덜고 묻어가고 싶어요.(웃음)”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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