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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오스카 노리는 넷플릭스, ‘피노키오’는 웃을까

등록 2022-12-12 13:25수정 2022-12-12 15:12

오스카 겨냥한 예술영화 12월 줄줄이 선보여
기예르모 델토로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넷플릭스 제공
기예르모 델토로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넷플릭스 제공
2023년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오스카)에서는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웃을 수 있을까?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 오스카를 겨냥한 영화를 선보이던 넷플릭스가 올해도 오스카 레이스를 시작했다. 지난 9일 기예르모 델토로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를 공개한 데 이어, 오는 16일에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이하 <바르도>), 오는 30일에는 노아 바움백의 <화이트 노이즈>를 선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극장 개봉이 차질을 빚으며 오스카는 오티티 플랫폼의 각축 무대가 됐다. 업계 1위로 제일 먼저 오스카 경쟁에 뛰어든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티브이,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에이치비오(HBO)맥스 등 후발 주자들도 줄줄이 작품성 있는 영화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오티티의 메인 메뉴는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이지만, 영화를 통해 오스카를 수상하면 플랫폼의 인지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오티티들은 오스카 출품에 공을 들여왔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넷플릭스 제공
기예르모 델토로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오스카 주요 부문에서 2018년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이 오티티 영화로 첫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언도 감독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오스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상에서는 지난해 애플티브이가 독점 배급한 <코다>에 오티티 첫 수상이라는 영예를 빼앗겼다.

올해 넷플릭스가 선택한 두 감독, 이냐리투와 델토로는 각각 <버드맨>으로 2015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2018년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수상했다. 이냐리투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연이어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다. 바움백은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 <결혼 이야기>(2019) 등 넷플릭스의 예술영화 ‘전담반’ 역할을 해온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넷플릭스 제공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넷플릭스 제공
지난 9일 공개한 <피노키오>에서는 일단 청신호가 잡힌다. 디지털이 대세가 된 시대에 작정하고 만든 아날로그 방식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델토로 특유의 어둠과 환상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동화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19세기 말에 쓴 동화 <피노키오>는 지금까지 20편 이상의 영화에서 다양하게 변주됐다. 델토로는 작품의 배경을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발흥하던 2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로 옮겼다. 애니메이션이지만 파시즘, 개인을 억압하는 전체주의적 사고에 대한 비판을 담으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배경이다. 사랑하는 아들 카를로가 단지 전투기의 무게를 덜기 위해 떨어뜨린 폭탄에 희생되자 실의에 빠져있던 제페토는 어느 날 충동적으로 나무인형을 만든다. 작은 것들을 돌보는 수호자 신에 의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피노키오는 제페토의 아들이 되고 싶지만 제멋대로인 모습에 사람들은 손가락질한다.

델토로 감독은 넷플릭스에 함께 공개한 제작 다큐멘터리 <피노키오: 손끝으로 빚어낸 시네마>에서 “피노키오의 아웃사이더적인 면, 프랑켄슈타인처럼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면서 “나다운 모습을 인정하고 가족이 서로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이완 맥그리거 등이 목소리 출연했으며, 정교하게 짜인 미장센이 보여주는 사실성, 그리고 아날로그 애니메이션 특유의 포근한 서정성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수작이다.

노아 바움백의 <화이트 노이즈>. 넷플릭스 제공
노아 바움백의 <화이트 노이즈>. 넷플릭스 제공
<바르도>와 <화이트 노이즈>는 올 3월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됐다. <바르도>는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실베리오(대니얼 지메네스 카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고향인 멕시코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전개를 펼친다. 하지만 영화제 공개 당시 반응이 혹평 일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스카의 반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화이트 노이즈>는 미국 소설가 돈 드릴로를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동명 원작을 각색했다. 원작 소설은 소비주의와 넘쳐나는 의미 없는 정보들에 휘둘리는 미국인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바움백의 페르소나인 애덤 드라이버가 다시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에서도 이런 면모를 부각하고 있으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지난해부터 넷플릭스 예술영화들을 개봉해온 씨지브이(CGV)는 올해도 세 작품을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바르도>와 <피노키오>를 개봉한 데 이어, 지난 7일부터는 <화이트 노이즈>를 상영 중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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