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2021)의 영광이 재현될 수 있을까. 2022년 화제작이 부족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전열을 정비하고 2023년 흥행몰이에 나선다.
■ 기다렸다, 시즌2
2021년 <오징어 게임>의 화제성에는 밀렸지만 작품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디피>(D.P.·넷플릭스)가 시즌2로 돌아온다. <디피> 주연배우 정해인과 한준희 감독은 지난해 11월 중순,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디피> 시즌2 촬영 종료를 알렸다. 시즌2에는 정해인과 구교환이 다시 탈영병을 잡는 군무이탈 체포조로 호흡을 맞추고, 시즌1 마지막에서 전출됐던 손석구, 김성균도 복귀한다. 지진희, <서른, 아홉>의 김지현이 각각 군 간부 역할로 새롭게 합류한다.
시즌1 공개 전 시즌2 제작을 확정하고 일찌감치 촬영에 들어간 <형사록>(디즈니플러스)도 시즌2를 공개한다. 배우 김신록이 시즌2에서 금오경찰서 여청계장으로 부임해오면서 은퇴를 앞둔 김택록(이성민)과 맞붙는다. 2022년 최고 화제작인 <재벌집 막내아들>(JTBC)에서 각각 아버지와 딸을 연기해 주가를 높인 두 배우의 합이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정진영도 은퇴한 형사 출신의 ‘범죄 피해자 및 퇴직 경찰 지원 재단’ 이사장으로 합류한다.
시즌2인 듯 시즌2 아닌, 2부 개념의 작품들도 2~3월 공개된다. 지난해 12월30일 공개된 김은숙 극본, 송혜교 주연 <더 글로리>(넷플릭스)는 전체 16부작 중 후반 8부를 3월에 공개한다. 1부에서 고등학교 시절 끔찍한 학교폭력의 상처를 입은 동은(송혜교)이 주동자였던 연진(임지연)에게 접근하며 복수 설계도를 짜가는 과정이었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인 복수극이 펼쳐진다.
1월 말까지 매주 한회씩 공개하는 <카지노>(디즈니플러스)도 2월 중순부터 시즌2(8부작)를 공개한다. 주인공 차무식(최민식)의 전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차무식을 쫓는 경찰 오승훈(손석구)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열렬한 팬층을 보유한 <비밀의 숲> 스핀오프(티빙)도 제작이 발표됐다. <비밀의 숲> 극본을 쓴 이수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며 2023년 말 공개가 목표다. <스위트홈>(넷플릭스), <파친코>(애플티브이플러스)도 시즌2 제작이 발표됐지만 2023년 공개 여부는 미지수다.
■ 인기 웹툰 원작의 기세를 몰아
2023년에도 최고 기대작 리스트에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윗자리를 차지한다. 지난해 6월 촬영을 끝낸 강풀 원작의 <무빙>(디즈니플러스)이 1분기 공개를 준비 중이다. 제작비 500억원 규모의 20부작 대작으로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류승범 등 출연진부터 화려하다. 초능력을 숨기고 살아가는 10대들과 그 부모들의 이야기가 얽히는 액션히어로물이다.
방독면 착용이 필수가 된 디스토피아, 모든 거래와 구매는 택배기사를 통할 수밖에 없고 시민과 난민이 나뉘는 미래 계급사회에서 물건 배달 이상의 능력과 역할이 주어지는 택배기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드라마 <택배기사>(넷플릭스)는 김우빈, 송승헌, 이솜이 주연을 맡았다. <택배기사>와 함께 넷플릭스 상반기 최대 기대작인 <마스크걸>은 고현정과 나나가 주인공 김모미를 함께 연기해 관심을 증폭시킨다. 네이버 웹툰 연재 당시 외모지상주의에 비판적인 코미디에서 병적인 인물들의 스릴러로 이야기가 변모해가며 역주행의 인기를 누린 작품이다.
아직 방영 플랫폼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화 <더 킹> <비상선언>의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물인 <머니게임>도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배진수 작가의 네이버 웹툰 <파이게임>과 <머니게임>을 합쳐 각색한 8부작으로, 고립된 공간에서 사망자가 나오면 종료되는 극한의 생존 게임 참가자 8인이 협력과 반목을 거듭하는 이야기다.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등 실력 있는 젊은 배우들 캐스팅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다.
이 밖에 수능 가산점을 받기 위해 징병에 나가 전쟁을 벌인다는 학원 액션스릴러물 <방과후 전쟁활동>(티빙), 우발적으로 동창생을 납치해 몸값 10억원의 인질극을 벌이는 이야기로 유승호가 주연을 맡은 <거래>(웨이브)도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 촬영이 진행 중이다.
■ 여성들의 특별한 이야기
자신만만한 이미지메이킹 전략의 귀재이자 대기업 임원인 여성이 반대편에 서 있던 여성 인권변호사의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 합류한다. 남성들의 무대였던 정치판 중심에 선 김희애와 문소리가 빚어낼 팽팽한 긴장감과 뜨거운 워맨스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퀸메이커>(넷플릭스), 고등학교 국어 교사인 박하경이 주말 하루 여행에서 따뜻한 휴식과 위로를 찾는 무공해 여행담을 그린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웨이브)는 2022년 <작은 아씨들> <글리치> 등을 잇는 여성서사의 확장을 예감하게 한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