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연재된 둘기마요 작가의 웹툰 <지옥급식>. 네이버웹툰 제공
스포츠를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고 말한다. 스포츠에는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설 연휴를 맞아 스포츠 관련 영화, 다큐멘터리에 이어 스포츠 관련 책, 웹툰, 음악을 소개한다. 드라마보다 더욱 흥미롭고 다채로울 것이다. 〈한겨레〉 스포츠 팀
■도전 또 도전…‘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열정 온도 100도의 손웅정의 삶은 ‘기본’에서 시작해 기본으로 끝난다. 주옥같은 그의 인생 격언은 기본을 벗어나면 용납할 수도, 타협할 수도 없었던 삶의 일관성 속에서 나온다. 평균적 삶의 범상함을 벗어난 파격의 ‘또라이’ 정신은 슈퍼스타 손흥민을 만든 배경이기도 하다. 모순된 삶에서 기본을 강조하는 것은 당장엔 어리석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기본이 없다면 의미도, 실재도 없다는 것을 손웅정은 보여준다. 저자 손웅정
에베레스트 등반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외부자의 대표적인 편견은 100m 달리기 경쟁처럼 ‘레이스’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은 미디어 상업주의의 산물이다. 내부자 시선은 다르다. 그야말로 산이 좋아서, 산이 거기에 있으니 간다. 사상 첫 여성 무산소 에베레스트 14좌 완등 평가는 외부자의 시선일 뿐이다. ‘작은 거인’ 오은선이 느낀 내부자 시각의 진짜 산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저자 오은선
■말랑말랑한 야구 이야기…‘위대한 미국 소설’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가 쓴 야구 소설이다. 정확히는 ‘야구 소설에 대한 소설’이겠다. 주인공은 스포츠 기자 출신 노인 스미티. 그는 메이저리그에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외에도 ‘패트리어트리그’가 존재했다는 주장을 편다. ‘노망났네’라는 무시에 맞서 그는 직접 패트리어트리그의 이야기를 쓰기로 한다. 이 소설이 ‘위대한 미국 소설’이다.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실은 미국 이야기를 하는 대가의 우화다. 저자 필립 로스
‘한자와 나오키’라는 대히트작을 쓴 작가 이케이도 준의 럭비 소설이다. 대기업에서 좌천당한 ‘샐러리맨’이 럭비 실업팀 단장을 맡아 갖은 고난과 역경 속에 팀을 꾸려나가는 ‘언더도그’ 서사를 담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필사적인 대결을 벌이는 럭비 경기만큼이나 조직 내 권모술수와 암투에 맞서는 주인공 키미시마 하야토의 분투가 뜨겁다. ‘노 사이드’는 럭비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말이다. 동명의 드라마도 있다. 저자 이케이도 준
로드레이스를 주제로 한 스포츠 만화다. 동경하는 소녀를 쫓아 로드바이크의 세계에 입문한 고등학생 시노자키 미코토의 성장담을 축으로 수많은 인물이 등장해 저마다의 레이스를 펼친다. ‘나는 왜 자전거를 타는가’라는 질문에 온몸으로 대답하는 청춘들의 질주 사이사이로 로드레이스에 대한 전문 지식이 섞여 깊이를 더한다. 믿을 수 있는 건 자신이 올라탄 자전거뿐. 그 고독하면서도 청량한 감성이 역동적인 펜 선을 통해 전달된다. 저자 야스다 츠요시
네이버에서 연재된 웹툰으로 학원물과 판타지, 블랙 코미디의 외피를 두른 ‘극사실주의’ 격투기 만화다. 딱 잘라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운데 이 종잡을 수 없음이 작품의 독보적인 가치를 대변한다. 작가가 몸소 종합격투기 체육관에서 2년간 수련한 내용에 기초해 핍진하게 그려낸 액션 연출이 압도적이다. 언뜻 대수롭지 않은 듯한 작화도 천천히 뜯어보면 가히 장인의 경지다. 댓글 창에는 ‘만신’(만화의 신)이라는 찬양이 넘실댄다. 저자 둘기마요
월드컵의 여운을 아직 곱씹고 싶은 축구팬들의 귀에 착 달라붙을 록 음악이다. “1972년 마르세유의 한 알제리 이민자 집안에서 다섯째로 훗날의 대스타가 태어났다”라는 인트로에 이어 주야장천 축구 선수 이름이 열거된다. 호날두, 루니, 수아레스, 드록바, 긱스에 박지성까지… 28개국 80명의 선수가 등장한다. 제목이 말해주듯 결국은 지단을 ‘추앙’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최고는 지단”을 목놓아 외치는 후렴이 신명 난다. 가수 보더빌 스매시
‘테시’가 수록된 앨범 ‘더 워리어스 코드’ 표지
펑크 록 밴드 드롭킥 머피스가 고향의 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위해 2004년 발표한 노래다. 20세기 초 보스턴의 열성팬들이 부르던 팀 응원가 ‘테시(Tessie)’를 추억하는 가사다. ‘테시’가 마지막으로 울려 퍼진 건 보스턴이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1918년. 이후 보스턴은 아득한 무관의 세월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 헌정곡이 나온 2004년, 보스턴은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가수 드롭킥 머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