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엠넷) 첫 방송에 참가자로 나온 그룹 펜타곤의 리더 후이(본명 이회택)는 ‘빛나리’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몸담은 펜타곤의 히트곡 ‘빛나리’를 다른 연습생 참가자들이 펼친 무대를 지켜보던 후이는 여러 생각에 잠긴 듯하다 이내 울컥했다. 올해 데뷔 8년차이자 31살 베테랑 아이돌인 그는 “(대회에 출전한) 97명 연습생에게 말하고 싶은 건, 저도 똑같은 도전자 입장으로 독기 품고 나왔다는 거다. 여러분도 선배님 혹은 형이라고 겁먹지 말고 저를 그냥 이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몇년간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엠넷), <방과후 설렘>(MBC) 등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강세였다면, 올해는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다시 돌아온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워너원·엔하이픈 같은 인기 아이돌 그룹의 시작점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보이즈 플래닛>은 지난해 걸그룹 케플러를 탄생시킨 <걸스플래닛999>의 후속작이다. 한·중·일 3개국에서 지원자를 모집한 <걸스플래닛999>와 달리 <보이즈 플래닛>은 지원자를 전세계로 확대했다. 한국 연습생은 케이(K)그룹, 글로벌 연습생은 지(G)그룹으로 나눠 참여하고, 경연을 거쳐 9명이 데뷔조로 뽑힌다.
연출을 맡은 김신영 피디는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로 외부 기관 검증 절차를 도입했고, 100% 시청자 투표로만 데뷔조가 결정될 것”이라며 투표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강조했다. <프로듀스> 시리즈 등 과거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논란이 된 투표 공정성 이슈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이즈 플래닛>에선 매회 미션마다 다른 엠시(MC)가 나온다. 엠시는 ‘스타 마스터’로 불리며 연습생에게 조언과 롤모델을 제시해준다.
지난달 15일 시작한 <피크타임>(JTBC)은 팀전으로 펼쳐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미 데뷔 경험이 있는 아이돌이 신인, 부스터(데뷔 3년차 전후), 활동중지 등 3개 조로 나눠 경쟁을 펼친다. 첫 방송에서 한 그룹(팀 11시)은 멤버 모두가 생계를 위해 극장, 카페, 떡볶이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쪼개 준비를 했고, 1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들을 지켜본 ‘오디션 독설가’ 라이언 전 작곡가는 “(사연이)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좇아간다는 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출연자 가운데 뛰어난 이들을 모아 새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는 개인전이었다면, <피크타임>은 팀끼리 경연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데뷔해 열심히 활동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23팀이 데뷔 뒤 최고의 ‘피크타임’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는다.
엠시는 <싱어게인>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이승기가 맡았다. 심사위원은 규현, 티파니 영, 박재범, 김성규, 이기광, 심재원, 라이언 전 등이 맡았다.
오는 23일 첫 방송을 타는 <소년판타지>(MBC)는 걸그룹 클라씨를 결성한 <방과후 설렘>의 두번째 시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방과후 설렘>에 이어 한동철 피디가 연출을 맡아 또 한번 ‘스타 메이커’로 활약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 서바이벌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중국·타이·미국 등에서 연습생 1000여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엠시는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맡는다. 앞서 문화방송(MBC)은 <언더 나인틴> <극한데뷔 야생돌> 등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을 맞이했다. 이번엔 시청자를 사로잡을 포인트를 만들어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