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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북녘 나무 보내기 운동’ 펼치는 시인 안도현씨

등록 2006-03-16 18:18

북녘강산 푸르게 푸르게

시인 안도현(45·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씨가 ‘북녘 나무 보내기 운동’ 전도사로 나섰다. 안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사이트(nknamu.org)를 만들어 온라인 모금운동을 계속 해 오고 있으며, 모금운동의 일환으로 24일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나무 한 그루, 마음 한 그루’라는 이름의 콘서트를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함께 기획했다.

-북녘 나무 보내기 운동의 취지는 무엇인가?

=북녘의 산은 식량난과 연료난이 겹쳐 헐벗은 상태에 있다. 여름에 폭우라도 쏟아지면 산사태 같은 재앙이 되풀이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전체를 푸르게 만드는 꿈을 꾸자는 것이다.

-어떤 계기로 북에 나무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나?

=몇 차례의 금강산과 평양 방문 등을 통해 산꼭대기까지 ‘뙈기밭’을 만들어야 하는 북의 실상을 확인했다. 온정리 마을에서, 그리고 평양 시내에서 소나무 가지 몇 개, 장작 몇 개를 머리에 이고 귀가하는 소녀와 노인을 봤을 때 가슴이 아팠다.

-운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처음부터 커다란 조직보다는 작게, 천천히, 넓게 시작하려 했다. 인터넷 사이트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거점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온라인 모금액과 약정 금액을 합치면 7천만원 가까이 된다. 판화가 남궁산씨는 자신의 목판화 10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기금을 낸 분들의 이름표를 나무에 달아 북녘 땅에 자라게 한다는 발상이 생각보다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


-북한 지원을 ‘퍼주기’라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는데?

=쌀을 보내면 인민군의 군량미로 쓴다는 극우주의자들의 기우를 희화화하느라 내가 만든 카피가 있다. ‘북한에 나무를 보내면 새총을 만들까?’라는 것이다. 나무를 보내면 북녘의 산하를 푸르게 할 뿐만 아니라, 그 나무에 꽃도 피고 열매도 달리고 새도 날아와 노래할 것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가?

-기금 마련 공연은 어떻게 성사되었나?

=내가 동료 시인 및 가수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시노래 모임 나팔꽃’이 선뜻 무료 공연에 응해 주었다. 시인 정희성 선생님과 백창우·김원중·김현성·홍순관·이지상·이수진씨 등 음악인들에게 감사 드린다. 이와 함께 평소 나팔꽃과 친분이 두터운 장사익·정태춘 두 분 선배님들도 출연료를 나무 보내기 기금으로 기탁해 주셨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 나무를 심게 되나?

=1차 사업은 다음달 안에 마무리된다. 현재 북쪽과 나무를 심을 장소, 나무의 종류 등을 협의 중이다. 나무는 육로로 수송할 계획이다. 우리는 사과로 유명한 황해도 황주에 3만평 정도의 사과농장을 만들어 거기서 생산되는 사과를 북쪽 아이들의 급식용으로 나눠줄 복안을 가지고 있다. 4월 초에 실무접촉을 위해 두 차례 개성과 평양을 방문한다.

-운동에 동참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넷 사이트에 나와 있는 계좌로 입금하고 전화하면 된다(02-706-6008). 개인 차원의 참여는 물론 기업의 후원과 단체의 협력도 환영한다. 1만원으로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꿈, 가족들의 이름표를 나무에 매달아 북으로 보내는 꿈, 올 봄의 작은 목표로 삼아 보는 건 어떨까?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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