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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도 조용필이 “기도하는” 하면 “꺄악~”

등록 2023-05-15 06:00수정 2023-05-15 08:18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올림픽주경기장 공연 현장
조용필이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용필이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첫 소절이 나오자 모두가 일어나 춤추기 시작했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라는 후렴을 목이 터져라 따라 불렀다. 밤하늘은 맑고 밤공기는 상쾌했다. 지난 3년여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억눌러왔던 흥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는 그렇게 절정으로 치달았다.

시작 전부터 공연장 앞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오빠!!’, ‘형님!!’이라는 글귀를 새긴 티셔츠를 맞춰 입은 한 무리는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연장 앞에 설치된 조용필 등신대 사진판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양옆에서 가왕을 보필하듯 포즈를 취한 부모님의 사진을 찍던 딸은 “귀여워”라고 혼잣말했다.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정민 기자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정민 기자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정민 기자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이 공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정민 기자

최대 5만명까지 들어가는 올림픽주경기장은 조용필을 비롯해 이문세, 서태지, 에이치오티(H.O.T.), 방탄소년단(BTS), 아이유 등 당대 최고 가수에게만 허락되는 ‘꿈의 무대’다. 조용필은 2003년 한국 솔로 가수로는 처음 이곳에서 단독공연을 했다. 여덟번째인 이번 공연도 지난 일곱차례 공연처럼 3만5000석 전석 매진됐다. 이곳은 6월 브루노 마스 내한공연 이후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로 이날 공연의 문을 활짝 열었다. 좋은 날씨를 반기기라도 하듯 첫 곡을 부르는 내내 화려한 불꽃으로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가 이곳에서 공연할 때면 유독 비가 잦았다. 2003년 첫 공연과 2005년 공연, 2018년 데뷔 50돌 기념 공연에도 폭우가 찾아왔다. 2018년 공연 때는 “비가 지겹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이 무대 있을 때 비가 많이 왔었는데, 오늘은 괜찮다”며 “오늘 저와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고 마음껏 즐기자”고 들뜬 마음을 나타냈다.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 모습.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 모습.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용필은 평소 공연에서 잘 안 부르던 데뷔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1집 수록곡 ‘창밖의 여자’부터 지난해 말과 올해 발표한 신곡 ‘찰나’, ‘세렝게티처럼’, ‘필링 오브 유’까지 25곡을 선보이며 그간 걸어온 음악 외길을 되짚었다. 데뷔곡으로 부른 트로트부터 시대를 앞서간 신스팝, 장엄한 록오페라, 트렌디한 일렉트로팝까지 다채로운 장르를 펼쳐 보이며 범접하기 힘든 가왕의 위세를 떨쳤다. 그는 “제 나이 오십다섯인데, 아직 괜찮다”고 55년 음악 인생을 나이에 빗댄 농담을 하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관객들은 입장 전 조용필 이름을 새긴 응원봉을 하나씩 받았다. 블루투스로 중앙 제어 시스템과 연결된 것이다. 조용필이 직접 제안해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나 일부 케이(K)팝 가수들이 쓰는 최신 기술을 자신의 공연에 처음 도입했다. 응원봉은 무대 분위기에 따라 흰색, 파란색, 빨간색, 보라색, 초록색, 분홍색 등으로 계속 바뀌었다. 각 좌석별 제어도 가능해 2·3층 객석에선 불빛이 파도타기처럼 연출되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 모습.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 모습.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대에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에선 각 노래에 맞는 영상이 펼쳐져 눈을 즐겁게 했다. 공연 문을 열 때는 붉게 달아오른 지구의 형상을, ‘세렝게티처럼’ 때는 광활한 대자연의 풍광과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람의 노래’ 때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가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전야제 당시 조용필이 이곳 무대에 처음 서서 불렀다는 ‘서울 서울 서울’을 부를 땐 서울올림픽 장면을 담은 옛날 브라운관 텔레비전 화면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조용필이 특정 곡 첫 소절을 부르면 곧바로 함성이 터지는 장면은 그의 공연의 상징처럼 됐다. 이날도 조용필이 “기도하는”(‘비련’) 하자 “꺄악~”이 조건반사처럼 따라왔다. 앙코르 첫 곡으로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하고 읊조리자 “와~” 하는 탄성이 터진 것도 마찬가지였다. 조용필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바운스’를 앙코르 두번째 곡으로 부르며 2시간여 공연을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감사합니다”를 몇번이고 반복한 뒤 사라졌다. 조용필은 오는 2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한번 더 공연한다.

조용필이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용필이 13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와이피시(YPC)·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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