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김선호, ‘귀공자’로 스크린 데뷔…정체 모를 “깔끔한 미친놈” 된다

등록 2023-06-13 13:48수정 2023-06-13 19:17

박훈정 감독 신작 ‘귀공자’ 출연
“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김선호. 스튜디오앤뉴 제공
김선호. 스튜디오앤뉴 제공

부침이 워낙 심한 동네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지만 김선호는 2021년 말 그대로 천국과 지옥의 나락을 고스란히 경험했다.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tvN)로 오래 쌓아온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가 싶더니 사생활 폭로 스캔들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낙인이 찍혔다. 시간이 지나며 왜곡된 내용이 보정됐지만 배우이자 연예인으로 받은 타격을 추스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귀공자> 촬영할 때 기억이 하나도 안나요. 첫 영화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찍을 때 너무 긴장을 했고,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현장을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죠.” 21일 개봉에 앞서 1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만난 김선호가 말했다. 

그의 영화 데뷔작인 <귀공자>는 <신세계> <마녀>의 박훈정 감독 신작이다. 사달이 나면서 엎어질 뻔한 캐스팅을 박 감독이 믿음으로 밀고 나갔다. “감독님이 저한테는 쿨하게 “할 수 있어?” 물은 게 다였는데 캐스팅을 엎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믿어주신 감독님과 스태프들에게 책임감과 사람으로서의 도리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해서 더 긴장을 많이 했던 현장이었어요.”

<귀공자>에서 김선호는 ‘맑은 눈의 광기’어린 주인공을 연기한다. 한국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한국에 온 코피노 마르코(강태주)를 추격하면서 마르코를 잡아 이용하려는 또 다른 인물인 한 이사(김강우), 또 다른 추격자 윤주(고아라)와도 대결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한마디로 선인지, 악인지, 조력자인지, 빌런인지 구별하기 힘든 인물이다.

“현실에 존재하기 힘든 인물이라서 대본을 읽으며 왜? 왜 따라다니지? 도와준다고 왜 말을 안하지? 질문이 꼬리를 이었죠.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 캐릭터들을 참고했어요. 웃으면서 순수하게 잔인한 행동을 하잖아요.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추격과 목숨이 위험한 상황까지는 즐기는, 감독님의 세계관 속의 개성 강한 인물이죠.”

웃음 띈 얼굴에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쉼 없이 달리고 쫓는 “깔끔한 미친놈” 연기는 물리적 도전이기도 했다. “숨이 터져나가게 달리다가 멈춰 웃으면서 머리를 매만지고 이러는 게 처음엔 정말 힘들더라고요. 한번은 태주가 와서 쓱 영양제 음료수를 건네고는 “이거 먹으면 한시간은 더 뛸 수 있어요” 해서 같이 마시고 같이 뛰기를 반복했죠. 진짜 열심히 뛰었는데도 시사 때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 저걸 더 뛰었어야 하는데,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네요.”

2009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뒤 2017년 <김과장>(KBS2)으로 드라마에 첫발을 내디뎠고, 2023년 주인공으로 영화 데뷔를 하기까지 차근차근 밟아왔다. 성실함이나 노력의 무게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삶의 흘러갈 수 있다는 경험도 했다. 대중의 뜨거운 관심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성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신경 써주는 사람들이 내 생각보다 많다는 건 깨달은 것 같다”고 했다.

“다음에도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 배우로서의 목표는 벌써 달성한 것 같다. <귀공자>에 이은 박훈정 감독의 차기작 <폭군>에도 차승원, 김강우와 나란히 캐스팅돼 지난 4월 촬영을 마쳤다. 최근 촬영을 시작한 김지운 감독의 드라마 <망내인>의 촬영까지 영화 속 ‘귀공자’처럼 숨 돌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폭군>의 캐릭터 물을 빼내면서 <망내인>을 연기하고 있어요. 칭찬도 금방 잊어버리고 안좋은 평가에도 주저앉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은, 무엇을 하든 좀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21일 개봉.

김선호. 스튜디오앤뉴 제공
김선호. 스튜디오앤뉴 제공

스튜디오앤뉴 제공
스튜디오앤뉴 제공

스튜디오앤뉴 제공
스튜디오앤뉴 제공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스튜디오앤뉴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문화유산 ‘영원한 집’ 꿈꿨던 그 마음…간송미술관이 돌아왔다 1.

문화유산 ‘영원한 집’ 꿈꿨던 그 마음…간송미술관이 돌아왔다

‘김호중 지우기’ 나선 방송사들, 분량 편집·캐스팅 조정 비상 2.

‘김호중 지우기’ 나선 방송사들, 분량 편집·캐스팅 조정 비상

“우리 우주는 거대한 다중우주의 극히 작은 일부분” [책&생각] 3.

“우리 우주는 거대한 다중우주의 극히 작은 일부분” [책&생각]

김호중 소속사 “휘청이다, 주관적 표현”…음주 거듭 부인 4.

김호중 소속사 “휘청이다, 주관적 표현”…음주 거듭 부인

뉴진스, 법원에 탄원서 냈다…‘민희진 해임’ 어떤 입장이길래 5.

뉴진스, 법원에 탄원서 냈다…‘민희진 해임’ 어떤 입장이길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