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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책&생각] 힙스터와 ‘뽕’…사악하고 비천한 것들의 아름다움

등록 2023-06-16 05:00수정 2023-06-16 10:42

익사한 남자의 자화상
강덕구 지음 l 글항아리 l 2만2000원

주황색 표지 가운데 그래픽 처리된 사진 ‘익사한 남자의 자화상’은 책의 제목이자 출발점이다. 최초의 사진매체 ‘다게레오타이프’를 둘러싼 특허권 경쟁에서 어처구니 없이 밀린 사진작가 이폴리트 바야르(1801~1887)는 사진 속 물에 빠져 썩어가는 주검을 자신에 비유하며 사진 매체 발명가의 영예를 다른 이에게 넘겨준 프랑스 학술원에 분노의 표시로 이 사진을 보냈다.

<밀레니엄의 마음>을 통해 엠지(MZ)세대로서 이 세대의 정서에 대해 분석했던 저자는 “나는 언젠가부터 사악하고 나쁘며 비천한 모든 것과 사랑에 빠지게 됐다”고 고백한다.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고 사연도 초라한 이 사진에 매료된 까닭도 같은 이유일 터.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은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결합한 앨범 &lt;뽕&gt;과 뉴진스 프로듀서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디제이 겸 프로듀서 250은 트로트와 첨단 전자음을 결합한 앨범 <뽕>과 뉴진스 프로듀서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서울아트시네마 라운지에 모여”들어 예술영화에 탐닉하고 록음악 온라인 카페 ‘악숭’에서 록밴드 너바나를 접하며 성장한 저자는 힙스터, 정치적 올바름, 250의 <뽕>까지 젊은 세대의 문화적 감성에 자장을 일으키는 주제들을 다룬다. 특히 ‘힙스터리즘’에 대해 책 앞부분에 네 개의 글을 이어가며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데 이는 힙스터가 이 세대의 유행과 관심사, 세련됨과 “비천함” 사이를 오가는 중요한 열쇳말이어서다.

저자는 250의 <뽕>과 데이비드 린치의 ‘소도시 풍경’을 연결시키거나 힙스터들에게 사랑받는 미국 음악 사이트 피치포크의 변화에서 케이(K)팝의 발흥을 읽는 등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관점을 툭툭 던져놓는다. 스스로 인정하듯 취향의 발굴에 강박적인 힙스터나 시네필의 기질이 글에서 드러나기도 하지만, 무모하게 읽히지 않는 이유는 하위문화 텍스트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철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녹록치 않은 독서력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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