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쿠버 올림픽 피겨 우승 당시 김연아 선수가 신었던 스케이트화. 문화재청 제공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우승의 영광을 간직한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트화와 1998년 미국 유에스 여자오픈에서 ‘연못샷’을 날리며 우승했던 박세리 골프클럽 등을 문화재로 보존할 길이 열렸다. 국가등록문화재 대상 기준시한인 50년이 되지 않은 역사적 물품이나 유산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14일 예비문화유산제와 임시국가등록유산 신설 등을 담은 ‘근현대문화유산법’이 공포됐다고 밝혔다. 이 법은 내년 9월 시행된다. 이 법령에 명기된 근현대문화유산은 개항기 전후부터 현재까지 형성된 문화유산 중 역사적·예술적·사회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인정돼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문화재청은 2001년부터 기준시한이 50년 이상 된 가치있는 근대 문화유산을 국가등록문화재(추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변경 예정)로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해 옛 서울특별시청사,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등 956건을 관리해왔는데, 근현대문화유산법에서는 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아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할 수 있다.
새로 공포된 근현대문화유산법은 가치 훼손 우려가 큰 근대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절차도 규정했다. 이에 따라 근현대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되기 전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거나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여유가 없을 경우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해 긴급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단, 임시 등록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등록하지 않으면 등록이 말소된 것으로 간주된다.
법안은 이 외에도 등록된 문화유산을 주변 지역과 함께 종합적으로 보존·활용할 필요가 있을 때 ‘근현대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