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효리네 민박’에 출연한 정예린 선수.(왼쪽 두번째) 프로그램 갈무리
지난 24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2㎏ 이하급에서 정예린 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자, 시청자들이 뜬금없이 가수 이효리를 찾았다. 두 사람과 관련한 얘기로 소셜미디어가 달아올랐다. 대체 무슨 사이이기에?
“걔야 걔. ‘효리네 민박’ 시즌2 첫 손님으로 온 유도 선수팀.”
“헐… 진짜? 나 소름 돋아!”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지난 2017년 제주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을 시작했다. 이듬해 시즌2를 선보였는데 이때 유도 선수팀이 첫 투숙객으로 출연했다. 김예슬, 이재란, 최은현, 배혜빈 그리고 정예린이다. 23살 대학생이었던 이들이 세월이 흘러 실업팀 소속으로 국가대표가 되어 ‘아시안게임’에 나간 것이다.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유도 선수팀과 유독 인상적인 일이 많았다. 유도 선수팀은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날 폭설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하여 하루 더 머물렀다. 이재란이 떠난 뒤 그가 좋아하던 박보검이 아르바이트생으로 출연하자 이효리가 더 안타까워했다.
유도 선수들은 매년 12월 제주에서 훈련을 했지만 여행한 건 처음이었다. 처음 둘러보는 제주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도 운동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지 못했다. 매일 6시간씩 훈련하고, 실업팀에 못 가면 코치를 하는 등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운동 선수의 현실이 전해졌다.
“국가대표가 꿈”이라는 유도 선수팀한테 이상순은 “티브이(TV)로 응원하겠다. 메달 따면 우리 집에 또 놀러 와라”고 했다. 그날의 대화가 현실이 됐다.
정예린은 52㎏급 국가대표다. 왼쪽 업어치기를 잘하는데 왼쪽 허벅다리와 굳히기에도 뛰어나다. 용인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인천시청 소속이다. 2022년 ‘아시안 시니어 챔피언십’ 동메달과 같은 해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동메달을 땄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52㎏ 이하급 최강자인 정보경을 지도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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