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남편 살해 사건 조명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다든가 하는 것을 제가 차단시켜줬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요"
국내 유일의 여자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된 여성의 절반은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이다. 그 살인자의 절반은 바로 '남편'을 살해한 아내들이다.
MBC 'PD수첩'은 28일 오후 11시5분부터 '나는 살고 싶었다-남편 살해 여성의 고백' 편에서 현재 진행 중인 남편 살해 사건들을 추적해 사건 전후의 맥락을 짚어본다.
법무부 의뢰로 충북대 김영희 교수팀이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간 청주여자교도소 수형자 4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남편 혹은 애인 살인죄로 수감 중인 249명 가운데 82.9%가 남성에게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편 살해 재소자 세 명을 만나 이들의 증언을 소개한다. 극심한 가정폭력에 노출돼 있던 이들은 "남편과의 1년보다 교도소 안에서의 10년을 택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살인자가 된 아내와 남은 아이들의 심리를 검사해보고, 대부분이'매 맞는 아내 증후군(Battered Woman Syndrome)'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음을 밝힌다.
국내에서는 장기간 가정폭력에 노출돼 있던 아내가 남편을 살해했다고 하더라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매 맞는 아내 증후군'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남편을 살해한 아내들의 판결과정에서 '매 맞는 아내 증후군'이 증거로 채택돼 무죄 또는 감형의 사유로 인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PD수첩'은 남편 살해 여성들을 단죄하는 과정에서 '매 맞는 아내 증후군'이 법적인 판단 기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 본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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