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 제작발표회. 오른쪽부터 최낙용 공동 제작자, 민환기 감독,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 정진백 김대중추모사업회장. 명필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김대중 평화센터에 방문한 적 있어요. 네 시간 넘게 머물며 대화하면서 정치적 결심을 하는 데 김대중 대통령이 큰 역할을 했고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김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이야기했죠. 그만큼 김대중 대통령은 여야를 불문하고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1일 오전 서울 씨지브이(CGV)용산에서 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영화 개봉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시선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유능한 청년사업가였던 청년 김대중이 정치에 입문하고 갖은 고초를 겪으며 거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탄생 100주년인 내년 1월6일께 개봉한다.
국민의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고 지난 10년 동안 영화 완성을 위해 평화센터의 많은 자료들을 검토·제공한 김성재 이사는 “민주투사 김대중을 기억하는 영화는 굳이 만들 필요 없다. 파란만장한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살아온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통해 역사를 되새기고 미래를 밝혀나가는 밑거름이 되는 기회로 영화가 역할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노회찬 6411’ 을 연출한 민환기 감독은 “인간 김대중이 어떻게 정치인에서 투사가 되고 사상가로 거듭났으며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가게 됐는가의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고 했다. 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어린 시절부터 1987년 그가 정치적 고향인 광주에 돌아가는 여정까지를 다뤘다. 민 감독은 1987년 이후 대선에 도전하고 당선 이후 통치자로서의 김대중을 다음 작품으로 함께 준비하고 있다.
2013년 이 다큐의 기획을 처음 시작한 정진백 김대중추모사업회 회장은 1970년 김대중 대통령과 맺었던 첫 인연을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자로서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돌아가신 이후 그의 정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 김대중평화센터에서 귀한 미공개 자료까지 내어주고 명필름이 협업에 나서며 좋은 작품이 완성돼 기쁘다”고 밝혔다.
명필름과 함께 공동제작에 나선 시네마6411의 최낙용 대표는 “제작과정의 고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극장에서 어떻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나느냐가 중요한 고민”이라며 “지난여름부터 국내 10개 도시와 국외 21개 도시에서 관객이 참여하는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영화 상영위원회’를 만들어 극장·비극장 상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상영위원회’는 텀블벅 펀딩(
tumblbug.com/dj_road)을 진행해 후원 관객들이 개봉 전 시사회를 본 뒤 이어지는 관람운동으로 상업영화 중심인 멀티플렉스의 완고한 문을 열어젖힌다는 계획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