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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스파이스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20년 만에 부활

등록 2023-11-07 14:25수정 2023-11-07 18:46

5집 ‘에스프레소’ 발매 20주년 프로젝트
숨은 명곡을 박근홍이 리메이크해 공개
델리스파이스 5집 ‘에스프레소’ 발매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박근홍이 리메이크한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표지. 샤이체어 제공
델리스파이스 5집 ‘에스프레소’ 발매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박근홍이 리메이크한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표지. 샤이체어 제공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가 20년 만에 되살아났다.

모던록 밴드 델리스파이스 5집 ‘에스프레소’ 발매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게이트플라워즈의 박근홍이 수록곡 중 하나를 리메이크한 것이 6일 공개됐다.

2003년 나온 ‘에스프레소’는 타이틀곡 ‘고백’으로 이름난 명반. 김민규(기타·보컬)가 일본 야구 만화 ‘에이치투’(H2)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고백’은 조승우·손예진·조인성 주연 영화 ‘클래식’(2003)에 쓰이면서 크게 히트했다. 2021년 십센치(10CM)가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앨범에는 다른 명곡들도 많다. 청춘의 떨림을 경쾌하게 노래한 ‘환상 특급’, 악뮤 이찬혁의 프로젝트 그룹 이찬혁비디오가 지난 6월 발매한 앨범 ‘우산’에서 모델·배우 겸 가수 장윤주가 리메이크한 ‘처음으로 우산을 잃어버렸어요’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강렬한 기타와 서정적 선율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는 숨은 명곡 중 명곡으로 꼽힌다.

델리스파이스 5집 ‘에스프레소’ 표지. 프레쉬엔터테인먼트 제공
델리스파이스 5집 ‘에스프레소’ 표지. 프레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노래는 윤준호(베이스·보컬)가 작사·작곡했다. 과거 일본 여행 당시 도쿄의 작은 동네 기치조지에서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했다.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를 구하고자 찾아간 민속악기점에서 검은 고양이를 만나 인사했더니 그 고양이가 할퀴어서 상처 입은 일을 일기장에 적어뒀다가 노래로 만들었다. 윤준호는 “우리가 살면서 겪는 인간관계 안에서도 때로는 이렇게 알 수 없는 이유로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상황을 그때 만났던 고양이를 의인화해 표현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박근홍은 게이트플라워즈, 에이비티비(ABTB), 오버드라이브필로소피 등 여러 밴드에서 활동하며 묵직하면서도 역동적인 보컬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김정욱(베이스)·오형석(드럼)·이성복(기타)과 함께 이 노래를 새로운 편곡으로 재탄생시켰다. 박근홍은 “담백하면서도 강렬한, 공존할 수 없는 두 요소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 원곡을 그대로 따라가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처음 들었을 때의 강렬한 느낌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작업 의도를 전했다.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원곡자 윤준호(왼쪽)와 이를 리메이크한 박근홍. 샤이체어 제공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원곡자 윤준호(왼쪽)와 이를 리메이크한 박근홍. 샤이체어 제공

이를 위해 곡 구조도 바꿨다. 원곡은 전반부+후렴구의 1절과 전반부+후렴구의 2절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리메이크 버전은 1절과 2절의 전반부를 이어서 부른 뒤 후렴구를 두번 반복하며 폭발시킨다. 곡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이다. 박근홍은 “강렬한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간 후렴을 생략하고 노래 마지막에만 후렴을 배치했다. 원곡의 아우라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상상한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곡이 나왔다”고 자부했다.

윤준호는 “녹음실에서 1차 작업본이 나왔을 때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멜로디와 가사는 내 것이지만, 결과물은 완전히 내 감성이 아니었다. 내가 편곡했다면 절대로 생각해내지 못할 방향이었고, 그냥 다른 노래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원곡자 윤준호(왼쪽)와 이를 리메이크한 박근홍. 샤이체어 제공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 원곡자 윤준호(왼쪽)와 이를 리메이크한 박근홍. 샤이체어 제공

검은 고양이 일러스트의 앨범 표지는 인공지능(AI) 그림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앨범 제작자 김웅 샤이체어 대표는 “노래에 담긴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리고자 색다른 시도를 해봤다. 사이키델릭, 아방가르드, 도쿄, 검은 고양이, 클림트 마티에르 스타일 등 키워드를 추가하며 프로그램 돌리기를 반복해 11번 만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다”고 전했다.

‘에스프레소’는 현재 절판된 상태로, 중고 엘피(LP)가 200만원 이상, 중고 시디(CD)가 2만~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김 대표는 “재발매 요구가 끊이지 않지만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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