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지브이 아이맥스 개봉한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 씨제이씨지브이 제공
‘비투비 타임: 비투게더 더 무비’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 ‘바람 따라 만나리: 김호중의 계절’ ‘백지영 콘서트 인 시네마’ ‘마이 샤이니 월드’ ‘링팝: 더 퍼스트 브이알 콘서트 에스파’.
17일 씨지브이(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서 상영 중인 콘서트 무비들이다. 오는 29일에는 ‘비욘드 라이브 더 무비―태민: 엔.지.디.에이’, 다음달 6일에는 ‘엔시티 네이션: 투 더 월드 인 시네마’ 등의 개봉이 이어진다.
극영화들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콘서트 무비들이 극장가를 접수 중이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콘서트 무비는 흥행 영화처럼 관객 확장성이 있지는 않지만 최근 3~4%에 머무는 일반 영화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좌석판매율을 기록하면서 독립된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씨지브이에 콘서트·뮤지컬·게임중계 등 영화 이외의 콘텐츠를 보러 온 관객들은 2021년 21만명, 2022년 42만명, 2023년 9월까지 65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개봉작 수 또한 2021년 100여편에서 올해는 200편까지로 껑충 뛰었다.
지난 3월 개봉한 임영웅 콘서트 무비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스크린엑스관 상영 현장. 씨제이씨지브이 제공
콘서트 무비 활성화에 불을 붙인 건 지난 2월 개봉한 비티에스(BTS) 공연 실황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와 3월 개봉한 임영웅 콘서트 무비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다. 두터운 팬덤 기반에 특수관을 활용해 콘서트의 현장감을 강화한 두 영화는 관객 9만2천여명과 25만여명을 각각 동원했다. 특히 임영웅 콘서트 무비를 개봉한 영등포 씨지브이 스크린엑스관은 객석에 조명을 쏘는 등 콘서트 특화 상영관으로 운영돼 공연 못지않은 예매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2년 3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상영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의 ‘아미밤 상영회’ 현장. 롯데시네마 제공
콘서트 무비는 치열한 티케팅 경쟁이 벌어지는 공연의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씨지브이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를 본 이윤경씨는 “한국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을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공연장처럼 목이 쉬게 따라 부르면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콘서트 실황을 담아 지난 9월 개봉한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는 국내 가수 공연으로는 처음으로 아이맥스관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는 공연 관객 수보다 많은 9만7천여명을 동원했고 미국·일본·영국 등 38개국에서도 개봉했다.
극장에서 처음 상영된 브이알(VR) 콘서트 영화 ‘링팝: 더 퍼스트 브이알 콘서트 에스파’의 한 장면. 메가박스 제공
콘서트 무비 관람료는 일반 영화와 달리 작품마다 다르다. ‘아이유 콘서트’는 일반 영화 관람료보다 5000원가량 비쌌다. 굿즈 패키지 등이 포함된 콘서트 무비 관람료는 3만~4만원을 넘기도 한다. 극영화와 달리 스크린 바로 앞자리 인기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황재현 씨제이씨지브이 전략지원 담당은 “콘서트 무비는 체험으로서의 영화 관람이라는 특징이 극대화된 콘텐츠로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경험의 가치도 각별하다”고 짚었다. ‘롤드컵’ 등 이(e)스포츠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영화관 실황 중계 등이 전석 매진된 것도 그래서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콘서트 무비는 극장별 단독 상영으로 진행돼 스타 가수 모시기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며 “콘서트 무비 개발을 위한 극장과 기획사의 협업과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