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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인도네시아 ‘K팝 연수돌’ 스타비가 한국서 배운 것

등록 2023-11-20 08:00수정 2023-11-21 09:53

한국서 석달간 K팝 연수한 인니 걸그룹
귀국 전 인터뷰 통해 짚어본 K팝 경쟁력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 순이엔티 제공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 순이엔티 제공

지난 14일 그룹 스타비가 고향으로 돌아갔다. 아벨·첼시·케지아·셸라로 이뤄진 스타비는 2019년 데뷔한 ‘아이(I)팝’(인니팝) 걸그룹. 인도네시아에서 기반을 다진 이들은 한국에 와서 석달간 신인처럼 트레이닝을 받았다. 돌아가기 닷새 전인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순이엔티 사무실에서 스타비를 만났다. 이들이 케이(K)팝 시스템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듣고, 케이팝의 경쟁력을 뜯어보고자 해서다.

스타비는 시작부터 케이팝 영향을 받았다. 영미권 팝을 기반으로 했던 과거 인도네시아 보이그룹·걸그룹은 언젠가부터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그 빈자리에 등장한 이들이 스타비다. 멤버들은 “우리는 힙합과 케이팝 스타일을 원했다. 케이팝의 패션, 춤, 카메라워크 등 모든 게 신선했다. 이것들이 스타비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고 원동력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대표곡 ‘타임 투 플라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400만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의 신곡 ‘뱅’. 순이엔티 제공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의 신곡 ‘뱅’. 순이엔티 제공

‘케이팝 연수돌’ 스타비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대중문화산업 기반 교류 프로그램 ‘동반성장 디딤돌’ 사업 연수 대상자로 선정돼 한국에 왔다. 베트남·타이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가 대상국이다. 리더 아벨은 “인도네시아에선 하루 2시간씩 연습했는데, 한국에선 7~8시간씩 연습했다. 힘들었지만 오랜 시간 반복하니 안 될 것 같은 것도 나중엔 되더라. 표정 연기와 몸의 표현이 훨씬 더 세밀하고 다양해진 것 같다”고 했다. 케이팝은 강도 높은 훈련 시스템을 토대로 한다. 종종 인권침해 논란도 벌어지지만, 이런 시스템이 경쟁력을 만든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인권침해 요소를 줄이고, 좀 더 체계적·합리적인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2023 아시아송 페스티벌’에서 노래하는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2023 아시아송 페스티벌’에서 노래하는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스타비가 받은 훈련은 즉각적으로 효력을 발휘했다. 스타비는 연수 기간 동안 신곡 ‘뱅’을 발표하고 지난 9월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23 아시아송 페스티벌’에서 첫 무대를 선보였다. 처음엔 너무 긴장했지만, 무대에 올라선 순간 마술처럼 긴장감이 사라지고 안무에 집중할 수 있었단다. 아벨은 “음악 반주를 듣는 인이어 이어폰이 귀에서 빠지면서 박자감을 잃어 당황한 순간도 있었지만, 몸이 기억해 무대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고된 훈련의 효과를 본 셈이다.

이들이 케이팝의 특별한 강점으로 꼽은 건 케이뷰티다. 케지아는 “케이팝 가수 모두 피부가 좋고 화장을 잘한다. 남자들도 피부 관리에 집중한다. 한국 화장품이 너무 마음에 들어 매주 두번씩 올리브영(화장품 등을 파는 매장)에 갔다”며 웃었다. 이들은 신곡 ‘뱅’ 뮤직비디오에 케이뷰티 룩으로 등장한다. 케지아는 “우리 팬들이 ‘스타비 맞아?’ 하며 놀라더라. 인도네시아로 돌아가서도 케이뷰티 화장법과 케이패션을 이어가려 한다”고 했다. 이처럼 화장, 패션, 디자인 등 케이뷰티도 케이팝의 주요한 특질이다.

한국 고궁 체험을 하는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 순이엔티 제공
한국 고궁 체험을 하는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 순이엔티 제공

이들은 한국에서 유튜브, 틱톡 등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았다. 쇼트폼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회사 순이엔티와 함께 케이팝 음악·안무뿐 아니라 한국 문화 체험 콘텐츠도 만들어 올렸다. 한강공원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창경궁 야간개장 행사에 참여한 모습 등을 담았다. 이런 콘텐츠들은 단체와 개인 계정을 합쳐 조회수 1억회를 넘겼다. 실제로 케이팝 그룹들은 유튜브·틱톡·에스엔에스(SNS)로 전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자체 제작 콘텐츠 ‘달려라 방탄’, 세븐틴의 ‘고잉 세븐틴’이 대표적이다. 뉴미디어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것 또한 케이팝의 막강한 경쟁력이 됐다.

‘뱅’은 한국 음악감독과 인도네시아 프로듀서가 협업하고 멤버들도 참여해 만들었다. 케이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인도네시아 음악 요소를 담았다. 영어와 한국어 사이에 인도네시아어 가사를 넣고,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 소리도 넣었다. 뮤직비디오에는 인도네시아 국기와 태극기 색상 이미지를 교차시키고, 인도네시아풍 소품도 등장시켰다. 아벨은 “케이팝과 아이팝을 결합하면서 우리만의 색깔을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의 ‘뱅’ 뮤직비디오 장면. 순이엔티 제공
인도네시아 그룹 스타비의 ‘뱅’ 뮤직비디오 장면. 순이엔티 제공

케이팝은 기존 영미권 팝과 다른 요소를 내세웠기에 세계 시장에서 통했다. 한국어 가사뿐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의상·건축물 등을 차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양상이 바뀌고 있다. 하이브, 제이와이피(JYP) 등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케이’를 떼어낸 보편적인 팝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전 곡을 영어로 만들고, 세계적인 아티스트·프로듀서와 협업하는 식이다. 이를 두고 케이팝 고유의 색깔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와 케이팝의 더 큰 도약과 확장을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스타비 멤버들은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인종·민족·종교·사상 등이 모두 다르지만 우리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궁극적으론 세계가 하나라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 케이팝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케이팝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든, 다른 나라의 본보기가 되리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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