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장면. 엠피앤컴퍼니 제공
‘키다리 아저씨’가 4년 만에 돌아온다. 20세기 초 발간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오는 12월5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엠피앤컴퍼니와 한겨레신문사 공동 주최로 막을 올려 내년 2월25일까지 공연한다.
소설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가 1912년 발표한 이래 100년 넘은 지금까지도 전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고전 스테디셀러다. 고아원에서 자란 소녀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는 후원자에게 자신의 대학 생활에 대해 쓴 편지 형식으로 구성됐다.
‘키다리 아저씨’는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도 여러 차례 재창조됐다. 웹스터는 책을 낸 지 2년 만인 1914년 직접 각색해 연극 무대에 올렸다. 1919년 첫 영화화 이후 1930년대, 1950년대 등에도 꾸준히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도 2005년 하지원·연정훈 주연 영화로 관객과 만났다.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한국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장면. 엠피앤컴퍼니 제공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2009년 미국에서 초연한 작품을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토니상 최우수 연출상을 받은 바 있는 존 캐어드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음악을 만든 폴 고든은 이 작품으로 오베이션 어워드 최우수 작곡·작사상을 받았다. 일본, 영국, 캐나다 등을 거쳐 2016년 국내에서도 초연했다. 이후 2019년까지 매년 관객을 만나오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멈췄다. 그러다 4년 만에 다섯번째 시즌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뮤지컬은 원작의 편지 형식을 차용한 2인극이다. 편지를 쓰는 제루샤와 그 편지를 받아 읽는 ‘키다리 아저씨’ 제르비스가 출연자의 전부다. 제루샤와 제르비스가 같은 무대에 있어도 둘의 공간은 대개 분리돼 있다. 제루샤가 자신이 쓴 편지를 읽는 장면과 제르비스가 자신에게 온 편지를 읽는 장면이 교차하는 흐름이 이어진다. 두 인물 각각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따스하고 흐뭇한 결말에 다다른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포스터. 엠피앤컴퍼니 제공
2016~2019년 연출을 맡았던 박소영은 이번에 예술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 전서연 연출이 새로 합류했다. 음악감독은 초연부터 함께한 주소연이 계속 맡는다. 제루샤는 유주혜·김려원·장민제가, 제르비스는 김종구·김경수·테이가 연기한다. 2019년 출연했던 유주혜를 뺀 나머지는 모두 새 얼굴이다. 이전에 봤던 관객들에게도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