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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현장] 그대 오아시스를 부르는가…‘MZ의 별’로 재림한 노엘 갤러거

등록 2023-11-28 14:11수정 2023-11-29 02:49

90년대 최전성기 오아시스 출신 록스타 내한공연 현장
25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에스엔에스(SNS) 갈무리
25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에스엔에스(SNS) 갈무리

20세기 록스타가 2023년에 재림한 현장이었다. 젊은 관객들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노래를 ‘떼창’하며 연신 “사랑한다”고 외쳤다. 한물갔다고 여기지던 록 음악이 청춘의 송가로 되살아났다.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노엘 갤러거 내한공연에서다.

갤러거는 비틀스 이후 영국 최고의 인기 밴드로 꼽히는 오아시스 출신이다. 1994년 데뷔한 오아시스는 90년대 내내 최전성기를 보냈다. 한때 침체기를 겪다가 다시 살아나는가 싶더니 2009년 돌연 해체하고 말았다. 밴드 주축인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가 극심한 갈등을 겪던 중 노엘이 밴드를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리암 등 남은 멤버들은 새 밴드 비디 아이를 결성했고, 노엘은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재결합 요청이 끊이지 않았지만, 갤러거 형제는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한국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에스엔에스(SNS) 갈무리
한국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에스엔에스(SNS) 갈무리

오아시스는 2006년 첫 내한공연, 해체 직전인 2009년 두번째 내한공연과 지산밸리록페스티벌로 한국 관객과 만났다. 그 뒤로도 갤러거 형제가 각기 따로 내한공연을 할 때마다 골수 팬들이 몰렸다. 갤러거의 이번 내한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애초 28일 하루만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8천여석이 순식간에 매진돼 27일 하루 더 늘렸다. 이 또한 광속 매진되자 25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 전야제 공연까지 추가했다.

잠실실내체육관에는 역대 그 어느 공연보다 관객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스탠딩 구역은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빽빽했고, 천장에 닿을 듯한 3층 꼭대기까지 만석이었다. 20~30대 젊은 관객이 절대다수였다. 인터파크 티켓 예매자 통계를 보면, 20대(56.4%)·30대(23.3%)·40대(6.3%) 순이었다. 10명 중 8명이 20~30대다. 남자 32%, 여자 68%였다. 최근 록페스티벌에 젊은 관객이 다시 몰리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서정민 기자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서정민 기자

공연이 시작되자 갤러거는 말 한마디 없이 노래만 불렀다. 최근 발매한 새 앨범 ‘카운슬 스카이스’에 수록된 5곡을 연이어 부른 뒤에야 간단한 인사를 건넸다. 그는 공연에서 무뚝뚝하기로 유명하다. 공연장 밖에선 독설가로 악명 높다. 하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관객들이 “아이 러브 유”라고 외치면, “하우 머치?”(얼마나?)라고 되묻고는 “아이 러브 유 모어”(내가 더 사랑해)라고 달달한 답변을 덧붙였다.

전반부가 솔로곡 무대였다면, 후반부는 시간여행의 무대였다. ‘고잉 노웨어’를 시작으로 ‘더 마스터플랜’ ‘리틀 바이 리틀’ 등 오아시스 시절 곡들을 줄줄이 선사했다. 젊은 관객들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이거나 코흘리개 시절 나온 노래들을 잘도 따라 불렀다. ‘예습’을 열심히 해온 듯했다. 절정은 앙코르 무대였다. 데뷔 앨범의 ‘리브 포에버’와 2집의 ‘돈트 룩 백 인 앵거’를 부르자 관객들은 첫 소절부터 마지막 소절까지 ‘떼창’했다. 1990년대 중반에 나온 두 노래는 2023년 청춘의 송가로 울려퍼졌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에스엔에스(SNS) 갈무리
25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공연하는 노엘 갤러거. 노엘 갤러거 에스엔에스(SNS) 갈무리

공연장을 찾은 오아무개(26)씨는 “최근 록을 듣기 시작하면서 오아시스에 빠졌다. 갤러거 공연은 처음인데 너무 좋았다. 요즘 주변에 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때 ‘아재 음악’으로 밀려났던 록이 최신 트렌드로 부활했다. 유행은 돌기 마련이고, 음악도 예외는 아니다. 갤러거의 무대가 그 증거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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