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동안 국내외 고전과 양서를 꾸준히 출간해온 출판사 범우사 윤형두 회장이 지난 3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
1935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3년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계에 입문했다. 1966년 범우사를 창립한 그는 57년 동안 5천여 종의 단행본을 출판해 폭넓게 보급해왔다. 범우사는 1970년대에는 범우고전선, 루이제 린저 저작선집, 사상신서, 에세이문고, 사르비아문고 등을 기획·발간했고, 1980년대부터 비평판 세계문학선, 범우문고 등으로 국내외 고전을 독자들에게 소개해왔다. 2000년대에는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 등을 발간하는 등 국민교양과 학술발전에 도움이 되는 양서를 꾸준히 발간해왔다.
범우사 외에도 고인은 월간 다리, 월간 책과 인생 등의 발행인을 맡았으며, 1991년 범우출판장학회를 설립해 출판인재를 양성했다. 2003년부터는 범우출판문화재단을 설립해 출판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고인은 출판단체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제47대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2011~2013)을 비롯해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1988), 한국출판학회 회장(1989~1992),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2006~2010) 등을 역임하였으며, 보관문화훈장, 국민훈장 석류장, 대통령 표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서울시문화상, 한국출판문화상 백상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문학석사(출판잡지 전공)를, 국립순천대에서 명예 출판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사노라면 잊을 날이’(1979) ‘책의 길 나의 길’(1990) ‘한 출판인의 외길 50년’(2004) 등 에세이와 출판 관련 연구서 등 20여 권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강영매 전 이화여대 교수, 윤재민 범우출판 대표, 윤재준 서울디지털대 교수, 윤성혜 윤아트 대표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도 장흥 신세계공원묘지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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