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 용산에서 열린 ‘듄 파트2’ 기자간담회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듄 파트2’는1편보다 남성적인 영화입니다. 더 많은 액션이 등장하고 캐릭터의 감정도 더 강렬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1편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 관객 여러분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네요.”
빨강·파랑 원색의 마블 히어로들이 인기 지분을 대폭 빼앗긴 영토에 회색과 모노톤의 ‘듄’이 승리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영화 ‘듄’ 시리즈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내년 2월 개봉을 앞두고 8일 내한했다. 빌뇌브 감독의 자신감을 보여주듯, 이날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세 부분으로 나눠 공개된 영화의 시작과 하이라이트 장면들은 힘 있는 액션과 좀 더 선명해진 선악 갈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사색하는 소년에 가까웠던 폴 아트레이데스(티모시 샬라메)는 힘과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영웅적 풍모를 장착했다. 1편에서 이야기의 헐거운 밀도를 비판했던 이들조차 입을 모아 칭찬했던 비주얼 완성도도 한층 기대를 끌어올릴 만했다.
빌뇌브 감독은 “1편의 경우 사막이 등장하는 30~40% 분량을 아이맥스로 촬영했는데, 파트2는 대부분의 장면을 사막에서 촬영해야 해 거의 모든 장면을 아이맥스로 촬영했다”면서 “아이맥스 화면이 거대한 자연 풍광을 직접 경험하게 하고 배우들과 상호 작용도 더 강하게 만들어 방대함과 친밀함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1편에서 모두가 두려워하며 피하던 거대 모래벌레를 폴이 제어하는 장면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내 영화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퀀스”라고 덧붙였다.
2편에서는 하코넨 가문의 후계자이자 주요 빌런으로 등장하는 페이드 로타 역의 오스틴 버틀러와 함께 코리노 가문의 카리스마 있고 미스터리한 인물로 플로렌스 퓨와 레아 세두가 새롭게 합류했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배우들의 출연에 대해 빌뇌브 감독은 “수많은 가문과 행성이 등장하는 원작에서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게 각본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는데 새로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특히 잘 개발됐고 정말 훌륭하게 나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 6부 중 1부를 마무리했다. 그는 “원작의 1부를 영화에 담으면서도 2부 ‘듄의 메시아’에서 보여줬던 관점, 정치와 종교가 하나가 됐을 때 가지는 위험성을 이번 영화에도 담으려고 했다”면서 “언제 완성될 지는 모르겠지만 원작 2부 각본 작업에 들어갔고 중간에 다른 영화를 연출하게 되더라도 듄 유니버스 안에서 파트3까지 완성하는 게 나의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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