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아버지 학문으로
래퍼 아들 노래로
래퍼 아들 노래로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은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 하는 일은 판이하게 달라도 아버지 아마르티아 센(72·오른쪽)과 아들 카비르 센(29)도 어딘가 닮았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직업이 다른 센 부자가 자유와 정의, 평등과 정치적 신념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 하는 ‘공통점’을 15일 보도했다.
아버지 센은 인도 출신의 하버드대 교수이자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센 교수는 사회적 선택이론과 후생 및 빈곤 지표 등의 실증적인 분석 등을 통해 기아와 빈곤 문제를 연구하는 데 공헌했다. 아들 카비르는 최근 ‘평화로운 해결’이라는 앨범을 발표한 미국 힙합계의 떠오르는 스타. 카비르는 중동평화와 비핵화 주장을 그의 음악에 담는다.
아들에게 때로는 아버지의 명성이 짐이 될 때도 있다. “사람들이 나의 논문을 평가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이 내용은 매우 좋지만 너의 잠재성에 도달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죠.” 유명한 학자인 아버지를 둔 버거움 때문에 대학 생활에 전념하지 않았다고 카비르는 회상했다. 결국 아버지와는 다르게 음악에 흥미를 느꼈고 대학 졸업 2년 뒤인 2001년 자신이 직접 프로듀스한 앨범으로 데뷔한다.
센 교수는 아들이 래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평소 자유와 정의에 대해 갖고 있던 그의 신념이 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 것이다. 2000년 센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자유는 가치를 느끼는 삶을 살 수 있게 한다”고 적었다. 또 그는 “아들이 책에만 갇혀 사는 지식인이 되지 않길 바랐고 자신의 음악적 재능으로 정치적 참여를 하는 것을 보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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