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자 채제공선생 영정
18세기에 연필로 그린 번암 채제공 선생의 초상화 초본(사진)이 공개됐다. 조선시대는 주로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묵으로 밑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이번에 공개된 초본은 연필로 그린 것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번암 채제공 선생의 6대 종손인 채호석(78·서울 서초구 서초3동)씨는 12일 채제공 선생의 영정과 연필 초본 등 초상화 4건, 정조어필 등 어필 9건, 고문서 11건 등 모두 135점의 유물을 수원시에 기증한다. 번암 채제공(1720~1799) 선생은 1794년 화성성역 총리대신으로 임명돼 화성 축성을 주도하고 수원신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한 조선시대 정치가이며 실학자다. 기증되는 유물 중 채제공 선생의 영정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초상화가인 이명기의 작품이며 <번암집>은 손으로 직접 쓴 필사본으로는 유일한 것이고 나머지 문서들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 축성의 실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다.
경기대 예술대 박영진 교수는 “특히 채제공 선생의 초본은 18세기 후반 조선에 연필이 수입돼 사용됐음을 알려주는 것으로 한국미술사에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기증된 유물들은 오는 2008년 완공될 화성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며 오는 11월30일 개관하는 화성홍보관에서 특별 전시된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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