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과 일반인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금강산 문화예술축전’이 25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북쪽 시인들이 참가해서 자신의 시를 낭송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되었다. 지난달 30일 금강산에서 열린 ‘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식 장면.
금강산/최재봉 기자
25~26일 문화예술축전 열려…일반인 참가신청 받아
‘핵’ 여파로 북쪽 참가 무산 남쪽 시인들이 대독하기로
‘핵’ 여파로 북쪽 참가 무산 남쪽 시인들이 대독하기로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임헌영)은 오는 25일 오후 4시30분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 특설무대에서 ‘2006 금강산 문화예술축전’ 행사를 연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지우다우(지금우리가다음우리를·대표 유동호), ‘금강산 찾아가자’ 캠페인추진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문인 및 문화예술인 150여명과 일반인 5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행사의 핵심은 남·북 시인들의 평화시 낭송. 남쪽에서 문병란 노향림 김준태 나해철 이원규씨가 자작시를 읽고, 오영재 장혜명 김성희씨 등 북쪽 시인들의 시를 남쪽 시인들이 대독한다.
본래 주최 쪽은 북쪽 시인들을 행사에 직접 참가토록 추진해 왔다. 지우다우가 추진하는 금강산 통일수련원 착공식과 한국문학평화포럼의 문화예술축전 행사를 맞물려서, 다른 북쪽 인사 300~400여명과 함께 착공식에 참석하는 북쪽 시인들이 문화예술축전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기로 남과 북 양쪽 실무진들 사이에 구두 합의까지 이뤄진 상태였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이후 통일부가 통일수련원 사업에 대한 승인을 유보하면서 11월17일로 예정되었던 착공식 또한 무기연기되었다.
이에 따라 지우다우와 한국문학평화포럼은 남북 문인들이 함께하는 행사는 일단 포기하고 남쪽 문인들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축전을 ‘금강산 찾아가자’ 캠페인의 일환으로 따로 열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국문학평화포럼의 홍일선 사무총장은 “북쪽 시인들이 직접 자신의 시를 낭송했으면 모양이 좋았겠지만 핵실험 이후 상황이 나빠지면서 대독으로 바꾸었다”며 아쉬워했다.
소설가 강기희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축전은 사물놀이로 행사 시작을 알린 뒤 임헌영 회장의 인사말과 기조강연으로 문을 연다. 이어 고은 시인과 백낙청 6·15공동선언실천위원회 남측본부 위원장,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용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등의 평화 메시지가 소개된 다음 본행사에 들어간다.
남과 북 시인들의 시 낭송 및 대독에 이어서는 소설가 김성동씨가 평화산문을 낭독한다. 다음은 김기인(서울예대 무용과 교수)과 스스로춤모임, 장순향(한양대 무용과 교수)과 한반도 춤패, 가수 김현성·손현숙씨의 공연, 그리고 한반도 평화검무 실연과 판소리 공연 등의 차례다. 행사의 대미는 시인 인병선(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씨와 소설가 김영현씨의 ‘2006 금강산 평화문화예술 선언 발표’가 장식한다.
24~26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남과 북의 시인 55명의 작품을 금강산 사진과 함께 전시하는 걸개 시화전, 평화의 벽 설치, 평화의 술담그기 행사, 금강산 기행 백일장 및 사진전 등의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주최 쪽인 한국문학평화포럼은 일반인들을 상대로 오는 13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1인당 30만원(초등학생 26만원, 중고생 28만원)이다. 참가신청 전화 (02)730-6797.
홍일선 사무총장은 “핵실험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금강산 관광도 위협 받고 있다”며 “민족의 평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함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민족 화해를 향한 문학예술인들의 의지를 과시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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