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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돌아온 7080 ‘문화 코드’ 굳히기…UCC, 정치 좀 깨워줘

등록 2007-01-02 17:05

[하니 뭐 하니] 미리 보는 2007 한국, 한국인
[하니 뭐 하니] 미리 보는 2007 한국, 한국인
[하니 뭐 하니] 2007 미리 보는 한국, 한국인
2007년 한국 사람들은 뭘 하며 살까? 세계 최고 속도로 디지털사회를 달려가고 있는 만큼, 섣부른 예측을 불허하지만 2006년에 비추어 흐름을 짚어볼 수는 있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집에서 살고, 무엇을 하며 여가를 보낼 지, 어떤 화제를 나누게 될지… ‘하니 뭐하니’의 지면을 장식하게 될 주제들을 미리 점처봤다.

“‘마빡이’ 따라하기는 맛보기에 불과하다”=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이 ‘개그콘서트-마빡이’의 동작을 따라하는 동영상으로 대변되는 유시시(UCC·사용자제작콘텐츠)가 여전히 인터넷 세상을 달굴 듯하다.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휴대전화, 고화질 디지털카메라 등의 첨단장비가 결합하면서 사용자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인 ‘프로추어’도 등장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 홍보팀 이승진씨는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유시시로 얻는 수익을 사용자와 나누는 등 양질의 유시시를 확보하기 위한 인터넷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서비스기획그룹 신병휘 그룹장은 “올해의 UCC 트렌드는 쌓여있는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음악, 사진, 동영상으로 표현된 사용자의 경험을 다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적합한 새로운 방식의 대안검색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시시 선거흥행’ 기대하라=지난 대선 결과가 `인터넷 혁명'이었다면 2007년 대선은 웹 2.0시대를 맞아 유시시(UCC)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200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후보들의 동영상이 파문을 일으키며 선거 판세를 뒤집어 `유시시 파워'를 입증한 바 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은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중심으로 `유시시 선거전'에 대비하고 있다. 유시시는 잠재적으로 모든 시민이 각 후보들의 24시간을 동영상으로 담아 유권자들에게 배포하고 그에 대한 반응까지 끌어모을 수 있어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UCC가 선거에 무심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대선 흥행을 주도하는 동시에 대선이 UCC 붐을 이끌어가는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아저씨, 아줌마들 객석으로 돌아오다=195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태어난 한국인들은 현재 최대 소비계층이다. 이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7080 문화’는 쉬사그러지는 ‘복고’가 아니라 하나의 생활양식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젊은층이 새로운 문화를 소비하며 대중문화를 주도했지만, 이제 공연, 영화, 패션, 음식, 레저 등 모든 분야에서 7080 세대의 취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년 가수들이 부활하고, 노주현, 조형기, 김자옥 등 중년 탤런트들이 드라마 뿐만 아니라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도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다.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끓이는 라면 전문점이나 감자탕, 묵은지 김치찌개, 막걸리집 등 지난해 가장 성공한 외식산업 역시 ‘복고’다. <라디오스타>, <그해 여름>, <오래된 정원> 등 7080 세대를 겨냥한 영화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은 “이제 대중문화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좇는 것이 아니라 7080 세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기 시작했다”며 “7080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 나이와 상관없이 다양한 세대가 옛 문화를 함께 누리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반짝이와 황금돼지 패션 주름잡다=지난해 여성들의 각선미를 맘껏 뽐내게 했던 스키니바지와 래깅스 유행이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번쩍번쩍 광택 소재와 짧은 원피스, 금이나 은색 소재의 액세서리로 상징되는 ‘미래주의(퓨처리즘)’ 패션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2007 춘하 파리컬렉션’에서 강세를 보인 미래주의 패션은 빛나는 새틴, 비닐코팅된 면, 금속성 장식물 등을 원단과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틀 화이트 드레스’를 대표로 한 원피스 바람도 엿보이는데 초미니보다는 무릎 위 20㎝ 정도 길이에, 긴 와이셔츠를 닮은 티셔츠형 원피스가 눈에 띈다. 지난해 쌍춘년 결혼열풍에 이은 출산열풍을 겨냥한, 아동용품 패션경쟁도 벌써부터 뜨겁다. 특히 아기용품의 ‘패션 아이콘’은 뭐니뭐니해도 ‘황금돼지’, 아가방 해피랜드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모자부터 양말까지 모든 용품에 귀엽거나 앙증맞은 돼지 그림을 다양하게 장식해놓았다.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우리집을 감상하세요!=집은 가족이 머무는 공간이나 휴식처로서의 의미를 뛰어넘고 있다. 이제 집은 자신의 삶의 수준을 표현하는 전시장이자 예술작품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에어컨에 고흐의 명화를 입히고, 유명 패션디자이너가 가전제품 디자인에 뛰어든다. 와인냉장고, 와인셀러, 홈바가 들어온다. 가전제품, 가구, 커튼, 조명, 벽지 등은 작품의 재료이다. 재료들을 서로 잘 어울리게 고르고 멋스럽게 배치하는 것은 홈아티스트의 감각이다. 김경훈 소장은 “호텔같은 로비, 리조트 수준의 스파, 휘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주상복합아파트나 고급빌라, 타운하우스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은 집에 대한 사람들의 새로운 생각 때문”이라며 “집을 하나의 표현공간으로 재구성하고 관리하는 거대한 홈 매니지먼트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 도시를 왜 떠나?=엘지경제연구원은 올해 여가생활 유행의 열쇳말로 ‘도시’와 ‘문화’를 꼽았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소득 선진국민’이라는 자부심이 기존의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문화에 대한 관심을 한껏 높인다는 것이다. 엘지경제연구원 김상일 연구원은 “바쁜 일상에 장거리 여행보다는 도시의 구석구석을 찾는 생활형 여가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을 앞두고 청계천, 광화문에 이어 새로운 대형 도시문화 프로젝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차량 출입이 금지된 남산에는 달리기 전용도로가 생기고, 한강에는 공연 전용 유람선이 운행될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일본의 내년 주요 히트상품에도 동경 미드타운, 긴자2번지 마로니에 거리 등 도시형 문화상품이 포함됐다”며 “서울의 홍대 앞, 삼청동, 안국동, 이태원 등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도시 탐험가들의 발걸음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박주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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