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문학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단체 명칭 변경안’이 상정된 가운데 총회에 참석한 백낙청(왼쪽) 서울대 명예교수가 소설가 현기영씨와 인사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민족문학작가회의(약칭 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의 명칭 개정이 보류됐다.
작가회의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4층 강당에서 회원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0차 총회를 열어 단체 이름에서 ‘민족문학’을 빼는 등의 명칭 개정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상당수 회원들이 취지와 절차 문제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작가회의 회원들은 4시간 가까운 열띤 토론에 이은 표결에서 62명의 찬성을 얻은 ‘명칭 변경을 위한 소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소위원회 등의 추후 절차 없이 이날 정기총회 자리에서 표결을 거쳐 가부를 결정하자는 안에는 38명만이 찬성했다.
표결이 끝난 뒤 정희성 이사장은 “회원 개개인에게 명칭 변경에 관한 안건이 사전에 충분하게 설명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단체 명칭 변경을 논의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한시적으로 활동하고, 거기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임시총회 또는 인터넷 투표 등의 방식으로 명칭 변경 여부를 다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이날 총회에 앞서 이사회를 통해 단체 명칭 변경안을 확정하고 총회에서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명칭 변경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준태·이승철 시인 등 상당수 회원들이 ‘민족문학’이라는 표현을 단체명에서 빼는 데에 반대하거나, 총회 안건 부의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집행부의 방침에 제동이 걸렸다.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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