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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제주 언어’ 지킴이 나선 부자 학자

등록 2007-03-02 17:57

고재환(왼쪽) 제주교대 명예교수와 고명철(37·오른쪽)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
고재환(왼쪽) 제주교대 명예교수와 고명철(37·오른쪽)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
고재환·명철 교수 합동 논문집 출간
국어학자 아버지와 국문학자 아들이 제주의 언어와 문학을 주제로 한 합동 논문집을 내놓았다.

고재환(왼쪽) 제주교대 명예교수와 고명철(37·오른쪽)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가 함께 펴낸 〈제주인의 혼불〉(도서출판 각)은 지난해 칠순을 맞은 아버지 고 교수의 칠순 기념 논문집으로 출간되었다.

“아버님이 교육대학에 재직하셨기 때문에 학문하는 제자들이 따로 없어서 헌정 논문집을 받지 못하시는 게 안타까워 제가 제안을 드렸습니다. 처음엔 남사스럽다며 주저하시더니 1년 가까이 생각하신 끝에 비로소 승락하시더군요. 제가 아들이라기보다는 후배이자 후학이기도 하다는 말씀과 함께요.”

아버지와 아들은 나란히 제주 오현고등학교를 거쳐 성균관대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아버지 고 교수는 평생을 제주의 속담 연구에 매진해 〈제주속담총론〉 〈제주속담사전〉 같은 저서를 내놓았다. 아들 고 교수는 연구서 〈1970년대의 유신체제를 넘는 민족문학론〉과 평론서 〈‘쓰다’의 정치학〉 등을 냈으며 〈실천문학〉 편집위원과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쪽협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제주의 속담과 언어를 다룬 아버지의 논문을 모은 제1부와 제주 출신 시인·소설가 들의 작품을 분석한 아들의 평론을 모은 제2부로 이루어져 있다.

“아버님은 제주의 언어 속에 간직돼 있는 고유의 문화를 지키지 못하면 관광지 제주가 식민 노예상태로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십니다. 제주의 속담과 말, 신화와 전설 같은 구비문화를 삶의 맥락 속에서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죠.”

아들 고 교수 역시 현기영·문충성·김수열씨 등 제주 문인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비평과 함께 제주의 영어공용화 방안을 비판하는 에세이로써 아버지의 문제의식에 동참했다.

“아버님은 제 문학비평이 제주에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지나쳐 지방주의로 고착되어서는 곤란하다고 하십니다. 4·3 미체험 세대로서 그것의 보편적 맥락은 이어가되 지나치게 그에 매이지 않고 동아시아적 비전 속에서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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