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비율 늘고 UCC 참여 적극
역사·의학드라마 증가가 배경
역사·의학드라마 증가가 배경
드라마를 보는 40대 남자들이 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티엔에스미디어코리아가 집계해보니 전체 시청자 중에서 40대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6.7%, 2006년 7.0%, 2007년 7.2%(모두 2월 기준)로 꾸준히 증가했다.(에이지비 닐슨 조사 2005년 2월 7.21%, 2006년 2월 9.24%) 변화폭이 적다 할 일이 아니다. 지상파방송 시청자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유독 40대 남자 시청자만 늘었기 때문이다.
숫자 뿐아니다. 시청 행태도 바뀌었다. 인터넷에서는 드라마 유시시(UCC)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40대 남자 시청자를 쉽게 볼 수 있다. 20만 회원 중 절반 이상이 40대 남자인 와싸다(www.wassada.com)는 오디오 정보 사이트지만, 최근 드라마 관련 게시물이 급증했다고 게시판 운영팀의 서인규 과장은 밝혔다.
웹디자이너 김창동(46)씨는 〈연개소문〉 홈페이지에서 세트장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전하는 〈여기는 촬영장〉이라는 메뉴를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드라마 1편을 꾸준히 본 일이 없었다는 그가 〈연개소문〉의 자발적인 서포터로, 문경과 단양을 오가면서 40여건의 유시시(UCC·손수제작물)를 만들었다.
방송전문가들은 40대 남자가 좋아할 역사드라마와 의학드라마 방영이 크게 늘어난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40대 남자에게 인기있는 드라마를 꼽아보았더니 1~3위는 역시 사극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의 순이었으며 〈외과의사 봉달희〉(7위) 〈하얀거탑〉(8위) 등 의학드라마도 강세였다.(2007년 1월1일 ~ 3월4일, 티엔에스미디어코리아 조사) 에스비에스 심상재 차장은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40대 남자 시청자가 27%의 점유율을 차지(2월 21일 방송분 기준)해 사극 못지 않은 남성드라마로 떠올랐다고 했다.
고화질(HD) 티브이 보급 요인을 꼽는 시각도 있다. 서인규 과장은 “드라마를 저급한 문화로 여기던 40대 남자들이 지금은 드라마를 고화질 티브이와 디브이디에 어울리는 영상컨텐츠로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느껴진다”고 했다. 이에 따른 편성전략 변화도 나타난다. 한국방송 편성기획팀 오형일씨는 “드라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한 고정 시청자 확보가 중요해졌다. 지금까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성인 남성 시청자를 겨냥한 프로그램들을 편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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