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해온 정명훈씨가 재단법인으로 새로 출범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취임한 22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한국 교향악 세계수준 이끌터”
“한국의 오케스트라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꿈이 합해진 결과입니다.”
22일 공식적으로 서울시립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영입된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52)씨는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돌아온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타이 출신의 번디트 웅그랑시와 노르웨이 출신의 아릴 레머라이트라는 부지휘자를 좌우 날개로 달고 돌아온 정씨는 올 한해는 서울시향의 음악고문으로, 내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은 상임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한 뒤 25세 때인 78년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이끄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화려하게 세계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정명훈. 그는 이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등 전 세계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하며 명성을 떨쳤다.
그런 그가 선뜻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자리를 허락한 이유는 일단 시의 적극적인 영입작전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도 이제는 외국에서 얻은 모든 음악적 지식과 경험을 이제 한국에다 풀어놓고 싶어서다. “미국과 유럽에서 45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외국에서도 한국 음식만 찾은 탓인지 저는 어쩔 수 없이 뼛속까지 한국사람이더군요.”
정씨는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한국의 오케스트라가 세계적 수준에 오르려면 얼마나 걸릴 것 같냐”는 질문에 “모든 지원이 완벽히 갖춰진다면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은 “지금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의 성패는 첫째 실력있는 단원, 둘째 지휘자의 실력, 셋째 지속적인 지원으로 결정이 납니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과 함께 그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요.”
그는 한국의 음악인들에 대해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 견줘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뜨거운 감성을 가진 것이 장점”이라고 꼽았다. 그 뜨거운 감성에 조화로운 마음을 더해 서울시향을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러나 정씨는 1년에 한국에 얼마나 머물 것이냐는 물음에 “2~3달 정도”라면서 “(오케스트라가) 더 잘 되면 (한국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조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꼭 성공하겠다’가 아니라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하겠다는 것이 지금의 각오입니다.” 창단 60년 만에 독립된 재단법인으로 새 출범을 준비하는 서울시향이 ‘정명훈’이라는 새로운 선장을 만나 어떤 항해를 하게 될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갖고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그는 한국의 음악인들에 대해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 견줘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뜨거운 감성을 가진 것이 장점”이라고 꼽았다. 그 뜨거운 감성에 조화로운 마음을 더해 서울시향을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러나 정씨는 1년에 한국에 얼마나 머물 것이냐는 물음에 “2~3달 정도”라면서 “(오케스트라가) 더 잘 되면 (한국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조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꼭 성공하겠다’가 아니라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하겠다는 것이 지금의 각오입니다.” 창단 60년 만에 독립된 재단법인으로 새 출범을 준비하는 서울시향이 ‘정명훈’이라는 새로운 선장을 만나 어떤 항해를 하게 될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갖고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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