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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통일의 봄날’을 합창하다

등록 2007-05-14 21:56

문익환 목사
문익환 목사
문익환 목사 시비 제막식 앞서
16일 성공회대성당서 시낭송회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 거야/기어코 가고 말 거야 이건/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이건 진담이라고//누가 시인이 아니랄까봐서/터무니없는 상상력을 또 펼치는 거야/천만에 그게 아니라구 나는/이 1989년이 가기 전에 진짜 갈 거라고/가기로 결심했다구”(〈잠꼬대 아닌 잠꼬대〉 부분)

늦봄 문익환(1918~94) 목사는 1989년 초 〈잠꼬대 아닌 잠꼬대〉라는 시를 발표하고 그로부터 불과 두어 달 뒤인 3월 25일 실제로 평양 땅을 밟는다. 문 목사의 시는 결코 잠꼬대도 아니었고 순진한 꿈도 아니었던 것. 시로 쓴 선언이자 당당한 예고였던 것. 분단 극복과 통일을 염원하는 문 목사의 시가 분단과 통일의 현장 도라산역에 들어설 참이다. 6월 3일 오후 4시로 예정된 시비 제막식에는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말씀의 춤’이라는 주제로 형상화한 임옥상 화백의 시비, 그리고 역시 문 목사의 시 〈꿈을 비는 마음〉을 부인 박용길 장로의 글씨로 새긴 부속 시비가 아울러 세워진다.

시비 제막식에 앞서 ‘늦봄문익환목사시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장영달)는 16일 저녁 7시 서울 성공회대성당 마당에서 ‘늦봄, 봄을 노래하다!’라는 이름의 시낭송회를 마련한다. 성공회대성당은 문 목사가 주도적인 구실을 한 87년 6월항쟁의 진원지. 종교계와 문화예술계, 정계 등 각계 인사 300여 명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염원을 되새길 참이다.

이날 낭송회에서는 고은 시인이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읽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는 문 목사의 또 다른 시 〈나는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어요〉를 낭송한다. 도종환·김형수 시인은 문 목사를 두고 쓴 자작시를 낭송하며, 이밖에도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창복 전 전국연합 상임의장, 김근태 의원, 김상근 목사, 효림 스님, 그리고 어린이와 대학생 등이 문 목사의 시를 따로 또 같이 낭송한다. 또 〈그대 오르는 언덕〉 〈철망 앞에서〉 등의 노래가 불려지고, 문 목사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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