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중 미군에 포로로 잡힌 중국 인민군의 고난과 갈등을 그린 중국 출신 미국 작가 하진(49·사진)의 소설 <전쟁 쓰레기>(War Trash)가 미국 최고 소설에 주는 펜/포크너상을 받았다. 하진은 2000년에도 소설 <기다림>으로 펜/포크너상을 받았다.
펜/포크너 재단은 23일 <전쟁 쓰레기>는 “한국전쟁 중 미군에게 붙잡힌 중국인 전쟁포로의 경험을 통해 조금밖에 알려지지 않은 전쟁의 알려지지 않은 측면을 볼 수 있는 창을 열어준 강력하고 거침없는 이야기”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소설은 황포군관학교에 다니던 주인공 유위안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미군의 포로가 돼 포로수용소에 갇히고, 거기서 경험한 포로 학대, 중국군 포로들 사이의 공산주의와 민족주의 갈등, 포로 교환 때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겪은 선택의 고뇌 등을 다루고 있다.
하진은 1956년 중국 랴오닝성 출신으로 14살부터 20살까지 중-소 국경에서 인민해방군으로 근무했고, 85년 영문학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천안문 사태 이후 귀국을 포기했다. 중국 음식점 웨이터 보조와 공장 야간 경비원 등을 하며 브랜다이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쳤고 보스턴 대학 영어과 교수를 하고 있다.
펜/포크너상은 윌리엄 포크너가 노벨 문학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마련했으며, 81년부터 매년 젊은 미국 소설가의 출판된 소설 또는 단편 모음을 대상으로 시상해오고 있다. 수상작의 상금은 1만5천달러이고, 결선 진출작의 상금은 5천달러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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