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재미술관
대통령자문 건설기술·건축문화 선진화위원회(위원장 김진애)는 현대 한국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1891~1977년)의 정신세계를 공간에 담아낸 의재미술관(사진)을 7월의 건축환경문화로 선정했다.
의재미술관은 허백련이 마지막 30여년 동안 그림을 그리며 제자를 길러낸 춘설헌, 농촌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세웠던 옛 농업기술학교인 삼애헌, 찻집 춘설다헌, 허백련 묘소, 춘설차 재배 밭과 공장 등 그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광주시 동구 운림동 무등산 기슭에 세워졌다.
특히 의재미술관은 무등산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등산로에 길게 면해 있다. “무등산의 변화하는 자연이 허백련 그림의 소재가 됐듯, 건축가도 이 미술관의 장소를 무등산으로 잡았다”고 건축선진화위는 밝혔다. 건축가는 찾아온 이들이 건축과 미술과 자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미술관의 안팎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곳에선 2층 전시실의 허백련의 그림, 2층 적삼목판재 외벽에 투영된 주변 수목의 모습, 1층 유리면을 통해 보이는 자연 등 세 가지 한국화를 맛볼 수 있다. 김일현 경희대 교수는 “허백련은 화선지에 그렸고, 건축가는 외벽에 그렸으며, 관람객은 마음 속에 그릴 것”이라고 이 풍경을 묘사했다.
의재미술관은 조성룡 도시건축과 김종규씨의 설계로 2001년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건축됐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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