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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애들 글씨 나만 못해…인터넷보다 책 가까이 해야지”

등록 2007-09-12 18:44

이덕순(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사진) 할머니
이덕순(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사진) 할머니
1년 145권 독파해 ‘다독자상’ 받은 74살 이덕순 할머니

74살의 나이에 1년 동안 145권의 책을 읽은 이덕순(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사진) 할머니가 대구 남부도서관으로부터 ‘다독자상’을 받았다. 2~3일에 1권 꼴로 책을 읽는 셈이다.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데도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던 이씨는 20년 전 외아들이 사고로 죽은 뒤 생업에 뛰어든 며느리를 대신해 어린 손자 2명을 도맡아 키우면서 책에 빠져 들었다. 손자들이 아비 없는 자식이라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소리가 나올까 걱정해 집안을 책 읽는 분위기로 만들려고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식탁 밑에도 책을 놓아둔다는 케네디 가문처럼 방에도, 부엌에도, 화장실에도 곳곳에 동화나 소설, 역사책 등을 놓아뒀다.

또 손자들이 학교에 돌아오면 이씨 스스로 텔레비전을 끄고 독서에 몰두하면서 자연스레 공부하는 분위기를 유도했다. 이씨의 바람대로 손자들은 바르게 자라 어느덧 대학생이 돼 할머니 곁을 떠났다. 그는 지금은 작은 아파트에 혼자 지내면서 독서를 즐기고 있다.

그는 열흘에 한번 책을 실어다주는 대구 남부도서관의 ‘이동문고’를 이용하고 있는데, 보통 한번에 5권까지 빌려주지만 직원들이 단골손님인 이씨에게는 1~2권을 더 얹어주기도 하고, 신간을 먼저 챙겨주기도 한다.

이 할머니는 주로 역사에 관한 책을 좋아해 웬만한 역사책이나 대하소설은 두루 섭렵했으며, 작가로는 최인호, 박경리, 조정래 등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재작년에는 백내장 수술을 받는 등 눈이 더욱 나빠졌지만, “독서는 고달픈 인생에서 자주 갖게 되는 잡념을 잊게 해줄 뿐만 아니라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책읽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책을 잘 읽지 않고 글을 쓰지 않아서인지 손자들을 봐도 글씨가 나만도 못해요. 젊은이들이 인터넷보다는 책을 더 가까이 하면 좋겠습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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