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이사람] “프랑스는 ‘라벨’이 아주 중요한 나라죠”

등록 2007-10-02 18:26수정 2007-10-02 18:38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
인기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가면을 쓰는 경험을 했을 겁니다. (소설 주인공인) 르네와 팔로마에게 독자들이 공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프랑스 인기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아르테)의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38·사진)가 한국을 방문해 2일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프랑스는 솔직함을 강조하면서도 겉으로 보이는 ‘라벨’이 아주 중요한, 사회적 압력이 상당히 강한 나라”라며 “사회적으로 저급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무식하며 문화도 향유할 수 없다는 생각이 얼마나 말도 안 되고 어리석은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30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소설의 주인공은 고급 아파트의 수위인 쉰네 살 르네와 아파트에 사는 열두 살 소녀 팔로마다. 르네는 스스로를 ‘현대 엘리트들의 선지자’로 여기는 게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지적인 여성이며, 팔로마는 ‘삶의 종착점이 금붕어 어항’이라는 걸 깨닫고 열세 살이 되는 날 자살하기로 결심한 천재소녀다. 소설은 이들이 ‘라벨’에 걸맞지 않는 자신들의 지성을 숨기며 살다 서로를 발견하고 보듬으며 고독을 벗어난다는 내용을 담았다. 철학과 문학을 넘나드는 서술 방식은 현학적이란 느낌마저 들지만,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속물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목은 통쾌함을 안겨준다.

지난해 30주간 베스트셀러 1위 60만부 팔려
“직업 낮으면 무식하다는 편견 깨고 싶었다”
한국만화 “경외”…남편과 아시아여행 계획

소설의 성공에 대해 작가는 “텍스트 자체가 어렵고 복잡하며 등장인물들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이한 면이 있어 성공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며 “독자들의 지적인 갈망과 지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이 동시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던 지은이는 지난해 8월 나온 소설이 프랑스에서 60만부 팔리는 성공을 거두면서 교직을 그만두고 남편과 장기 아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소설은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8월 말 번역본이 출간된 뒤 한달 여 만에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르며 5만부가 팔리는 등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작가는 “한국의 만화에 경외를 표한다”며 “김동화 화백의 만화에서 상당한 미적 감각을 맛볼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리학자인 남편과 함께 온 그는 강화도에서 무당굿을 보고 바둑판 만드는 장인을 만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6일 출국한다.

글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