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가 모옌
한-중 문학인대회 온 영화 ‘붉은 수수밭’ 원작자 모옌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인 중국 작가 모옌(52·사진)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과 전주에서 열리는 한-중 문학인대회에 참가차 동료 중국 문인 21명과 함께 11일 입국했다. 지난 2005년 서울 국제문학포럼 참가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모옌은 다음달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모옌의 한국 방문에 맞추어 〈붉은 수수밭〉의 원작이자 그의 대표작인 〈홍까오량 가족〉과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풀 먹는 가족〉 등 세 종의 장편소설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이로써 앞서 나온 〈술의 나라〉 〈탄샹싱〉 〈풍유비둔〉을 포함해 국내에서 출간된 모옌의 소설은 모두 6종에 이르게 됐다.
“작가에게는 작품이 아들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번에 세 종의 번역이 추가로 나온 걸 보니 세 아들을 한국에서 다시 얻은 기분입니다.”
12일 낮 기자들과 만난 모옌은 통역을 맡은 번역자 박명애씨에 대한 감사와 칭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박명애씨는 내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할 뿐만 아니라, 한국 작품의 중국어 번역 원고를 자주 들고 와서 저한테 감수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처럼 헌신적이고 유능한 번역자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향 가오미 배경 민중의식 주로 그려
가장 유력한 중국어권 노벨문학상 후보
“한류 한계…이제 화류 바람 불어올 것” 〈홍까오량 가족〉은 1920년대 중반에서 1940년대 초까지를 배경으로 일본 점령군의 억압과 착취에 맞선 중국 민중의 저항을 그린 소설이다. 〈홍까오량 가족〉을 비롯한 그의 대부분의 소설은 작가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가오미는 제 고향이지만 동시에 중국 사회 전체를 축약한 곳이기도 하죠. 전통적으로 가오미는 중앙 정부에 대항하는 민중봉기가 잦았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가오미는 중국 전체의 민중 의식을 상징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철저하리만치 자신의 고향에 집착해 온 모옌은 중국어권 작가 가운데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20여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노벨문학상은 물론 모두가 받기를 기대하는 훌륭한 상이지만, 그것이 곧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는 세계적 평가를 생각하기 전에 우선 자신의 개인적 문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죠. 세계적 보편성과 같은 것은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다만, 한·중·일 세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 어떤 공통의 원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안에 한·중·일 세 나라 문학이 세계적으로도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옌은 중국 내의 한류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90년대 초에는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대재벌과 그 아들, 신데렐라가 등장하고 소비문화를 조장하는 천편일률적인 이야기 때문에 지금은 커다란 벽에 부닥쳐 있습니다. 한류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흔히 나오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몇 년 안에 거꾸로 중국 대중문화가 한국에 ‘화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 정부가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가장 유력한 중국어권 노벨문학상 후보
“한류 한계…이제 화류 바람 불어올 것” 〈홍까오량 가족〉은 1920년대 중반에서 1940년대 초까지를 배경으로 일본 점령군의 억압과 착취에 맞선 중국 민중의 저항을 그린 소설이다. 〈홍까오량 가족〉을 비롯한 그의 대부분의 소설은 작가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가오미는 제 고향이지만 동시에 중국 사회 전체를 축약한 곳이기도 하죠. 전통적으로 가오미는 중앙 정부에 대항하는 민중봉기가 잦았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가오미는 중국 전체의 민중 의식을 상징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철저하리만치 자신의 고향에 집착해 온 모옌은 중국어권 작가 가운데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20여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노벨문학상은 물론 모두가 받기를 기대하는 훌륭한 상이지만, 그것이 곧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는 세계적 평가를 생각하기 전에 우선 자신의 개인적 문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죠. 세계적 보편성과 같은 것은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다만, 한·중·일 세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 어떤 공통의 원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안에 한·중·일 세 나라 문학이 세계적으로도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옌은 중국 내의 한류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90년대 초에는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대재벌과 그 아들, 신데렐라가 등장하고 소비문화를 조장하는 천편일률적인 이야기 때문에 지금은 커다란 벽에 부닥쳐 있습니다. 한류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흔히 나오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몇 년 안에 거꾸로 중국 대중문화가 한국에 ‘화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 정부가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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