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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단원 산수화, 겸재보다 실제와 닮은 이유는

등록 2007-10-25 19:47

18세기 진경산수화가인 정선(오른쪽 그림)과 김홍도(왼쪽)는 모두 관동팔경 중 으뜸인 총석정 그림을 남겼다. 이태호 명지대 교수에 따르면 김홍도는 보이는 대로 그렸으나 정선은 눈이 실제 담을 수 있는 시야보다 더 넓게 그렸고 바위기둥도 과장해 묘사했다.
18세기 진경산수화가인 정선(오른쪽 그림)과 김홍도(왼쪽)는 모두 관동팔경 중 으뜸인 총석정 그림을 남겼다. 이태호 명지대 교수에 따르면 김홍도는 보이는 대로 그렸으나 정선은 눈이 실제 담을 수 있는 시야보다 더 넓게 그렸고 바위기둥도 과장해 묘사했다.
이태호 교수, 사진기에 잡힌 실경과 그림 비교
18세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과 단원 김홍도(1745~?)가 한국 회화사의 독보적 경지로 기억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상상속의 산수가 아닌 진짜 산수를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을 진경작가라고 부른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정선의 그림을 보면 실제와 닮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반면 김홍도 그림에선 그런 괴리감이 덜하다. 왜 그럴까.

김홍도, 35㎜렌즈 속 현장모습과 90% 유사
정선, 여러시점·너른 화각 사용 풍경 재구성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오는 27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한국미술사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19세기 동아시아 산수화의 양상과 관계성’)에서 발표할 논문 ‘실경에서 그리기와 기억으로 그리기-조선후기 진경산수화의 시(視)방식과 화각(畵角)을 중심으로’에서 이 문제의 근원을 파헤쳤다.

그가 동원한 방법론은 사진기 뷰파인더에 잡힌 실경과 그림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초점거리 35㎜ 광각렌즈 카메라 뷰파인더에 비친 화각 근사치인 62도를 기준으로 그림을 살폈을 때, 겸재 그림의 현장 유사성은 30~50%에 불과했으나 김홍도는 90~9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선의 시야는 대체로 수평각 90~150도이며, 혹은 180도로 넓어 파노라마 사진기에 해당된다”면서 “정선은 실경현장을 닮게 그리는 일에 무심했던 것 같다”고 했다.

대상 실경 전체를 포용하는 부감시(새가 하늘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방식)와 시점이동, 다(多)시점, 너른 화각의 단축과 단순화는 겸재 ‘진경산수’ 표현법의 특징이라고 했다. ‘합성의 대가’라는 것이다. 예컨대 〈금강전도〉는 부감시를 채택하고 있고, 〈단발령망금강전도〉는 여러 시점이 합쳐져 있다. 〈인왕제색도〉는 겸재작 가운데 가장 실경과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으나 화각은 150도에 이르고 구도는 부감시로 재구성되어 있다.


반면 김홍도의 대표작인 〈총석정〉이나 〈옥순봉〉의 경우 뷰파인더에 그림과 똑같은 광경이 잡혔다. 김홍도는 17세기 이후 발달한 유럽의 풍경화나 카메라에 담기는 풍경사진과 유사한 화각으로 실경을 포착했고 생생하게 현장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정선이 실경 현장의 리얼리티를 뛰어난 직관으로 재해석했다면 김홍도는 실경 포착과 일상풍경 묘사로 근대적 조선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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