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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번엔 ‘강남-강북 계급의식’ 놓고 격돌

등록 2007-10-29 20:11

조희연-강준만 교수 ‘진보논쟁 2라운드’
조희연-강준만 교수 ‘진보논쟁 2라운드’
조희연-강준만 교수 ‘진보논쟁 2라운드’
“강남 사람들은 계급의식이 투철하지만 강북사람들은 계급의식이 없는 게 문제다. 강북 사람들이 정확히 계급적이고 정치적인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조희연 교수)

“강북 사람들은 계급의식이 없다기보다는 ‘강남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강북 계급의식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강준만 교수)

올 초 ‘진보논쟁’이 논자를 바꿔 재연됐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언론학)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를 비판하자, 조 교수가 재반박에 나섰다.

발단은 올 초 조 교수가 최장집 고려대 교수를 비판하면서 제기한, ‘민중의 급진화’ 전략이다. 조 교수는 당시 참여정부가 정당과 국회를 배제한 데 실패 원인이 있다는 최 교수 주장과는 달리 “보수적 저항을 돌파하는 제도정치 바깥의 사회적 힘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회경제적 개혁’을 급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르는 대중의 분노를 급진적 방향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조희연 교수 - 강북인 분노 급진적으로 키워…계급·사회적 각성 불러야 한국 민주주의 발전도 가능
강준만 교수 - 강남·북 이분법은 시대착오…저항·위협 동원정치 아닌 부드러운 헤게모니 전략으로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인물과 사상> 지난 5월호에서 먼저 “강남 사람들은 계급의식이 투철하고 강북 사람들은 계급의식이 없다”는 조 교수의 가설을 문제삼았다. 이 가설이 옳다면 계급의식 없는 강북 사람들의 의식화를 위해 분노·위협의 동원정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지만 강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강 교수는 대신에 강북 사람들이 ‘강남화’를 지향하고 있고 자신들만의 계급의식을 가질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때문에 그는 강남·강북 이분법으론 오늘날의 복잡한 상황을 포착하지 못하며, 잘못된 실천 지침을 이끌어낼 위험이 있다고 했다.


급진화 전략에 의문을 던지는 요인은 더 있다. 노동운동에 대한 민중의 신뢰감 부족, 노동계 내부의 정규직·비정규직 갈등, 보수적 저항에 대한 대중의 압도적 지지 등도 이 전략의 타당도를 떨어뜨린다고 했다. 강 교수는 불필요한 반감과 저항을 창조해내는 ‘엉터리 포퓰리즘(민중주의)’이 아니라, 모두를 껴안으면서 설득하는 ‘부드럽고 겸허한 헤게모니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인물과 사상> 11월호에서 우리 사회가 이미 계급적으로 분화된 불평등한 ‘계급사회’로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계급적 역(力)관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강남·강북 계급의식 발언이 “신계급사회에서 약자들은 대단히 발전적인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으나 사회 경제적 이해에서는 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계급적·사회적 각성을 하고 급진적 의식을 가질 때, 한국 민주주의가 한 단계 높은 실현을 가능하도록 하는 역(力)관계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대중의 급진화가 현실을 바꿔놓은 예로 참여정부의 주택정책을 들었다. ‘환매조건부 주택’ ‘토지임대부 주택정책’ 등은 현상유지적 사고에 빠져 있던 정치권을 대신해, 대중의 분노가 이끌어 낸 높은 수준의 공공주택 정책들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급진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보적 민중주의와 헤게모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중들의 사회경제적 요구에 급진적으로 부응하는 민중주의 정책과 전략을 구사할 때 진보적 사회운동과 사회세력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또 진보세력의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선 “경계를 횡단”하는 보다 적극적인 포용과 포섭·연대 전략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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