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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반갑다,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등록 2007-11-07 19:59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이 8일부터 전주에서 열린다. 개막연설하는 고은시인, 중국 소설가 모옌, 이집트 소설가 나왈 엘 사다위(왼쪽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이 8일부터 전주에서 열린다. 개막연설하는 고은시인, 중국 소설가 모옌, 이집트 소설가 나왈 엘 사다위(왼쪽부터)
‘전주 페스티벌’ 8일 개막…7일간 45개국 300명 참가
대표작가들 연설·발표·토론 잇따라 새로운 연대 모색
아시아와 아프리카 45개 나라 작가 68명과 국내 문인 246명이 참가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이 8일 오후 5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린다.

백낙청 조직위원장의 개회사와 고은 시인, 중국 소설가 모옌, 이집트 소설가 나왈 엘 사다위의 개막연설로 문을 연 이 행사는 14일까지 1주일 동안 전북대를 비롯한 전주 시내 일원과 주변 지역에서 다채롭게 펼쳐져 늦가을의 한반도 남쪽을 문학의 향기로 물들일 참이다. 나라 안팎에서 300명이 넘는 문인들이 한꺼번에 참가하는 대규모 문학 행사가 열리기는 한국 문학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세계 문단의 주변부로 방치돼 온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은 1950년대 중반 이후 ‘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라는 틀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고자 애쓴 바 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이후 세계적인 냉전 구조의 와해 속에서 이 단체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번 전주 행사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의 주체적 연대를 위한 새로운 틀이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변화된 지형 속에서 대규모로 갖게 된 첫 행사라는 점에 이번 대회의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전주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를 대체할 새로운 세계적 문학 단체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인 고은씨는 ‘나는 제3세계라는 이름을 폐기한다’는 제목으로 미리 배포한 개막연설문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를 일컫는 제3세계라는 이름은 서구 중심 사관의 고식적인 발상”이라면서 “우리는 우리를 규정해 온 이름을 단호하게 폐기함으로써 두 대륙의 문학이 어떤 타율적 장애 없이 자생하는 생명체로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의 유연한 소통이 있게 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제3세계라는 이름은 우리 자신의 합의에 의해 소멸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이제부터 아프리카 문학, 아시아 문학 들은 서구 문학이 달성한 보편성에 외연시키기보다 그 이전 인류 시원의 불문률적 보편성에 이어져 있기를 지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소설가이자 의사, 여성운동가인 나왈 엘 사다위는 ‘정의 없는 평화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늘날 권력의 편에 서 있지 정의의 편에 서 있지 않다”면서 팔레스타인 사태와 이라크 사태 등과 관련한 미국과 유엔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부정에 대한 저항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밝히고 “지배 권력을 비판하거나 그에 도전하는 능력과 자유와 용기에 기초한 창조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모옌은 ‘이산과 문학’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작가는 국적을 갖고 있지만 문학에는 국경이 없다”면서 “‘이산’이라는 주제 속에서 이해와 존중, 그리고 관용을 획득할 수 있을 때 전 인류에게 속하는 문학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은 8일 개막식에 이어 9일부터 본행사에 들어간다. 이날 오전 전북대 진수당 최명희홀에서는 백낙청 조직위원장의 연설과 마흐무드 다르위시(팔레스타인 시인), 루이스 응코시(남아공 소설가), 셀리나 호세인(방글라데시 소설가), 욜란데 무카가사나(르완다 소설가), 그리고 황석영씨의 대표작가 연설이 이어진다. 이날 오후부터 11일까지는 참가 문인들이 디아스포라, 언어, 여성, 평화, 분쟁지역 등 다섯 분과로 나뉘어 발표와 토론을 벌이며 11일 오후에는 이번 행사 참가자들의 총의를 모은 ‘전주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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