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판타지아’.
설 특집 〈나들이〉
설날 나들이 최대의 적은 교통정체다. 항공권과 기차표는 이미 매진. 어차피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장거리 구간에서는 차 무덤에 갇히기 쉽다. 그런 점에서 도시에서 가까운 테마파크가 안전한 나들이 장소다.
설날 테마파크에서 자유이용권을 들고 놀이기구만 줄창 섭렵하는 건 어리석다. 테마파크가 설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공연을 감상하고 민속놀이에 참가하는 게 설날 테마파크를 다르게 즐기는 법이다. 때론 놀이기구를 과감히 포기하고 자유이용권 대신 입장권만 사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테마파크는 설날 당일 오후 가장 붐비지만, 봄·가을 소풍철처럼 짜증날 정도는 아니다. 쥐띠인 사람에게는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니, 꼭 챙기자.
■ 에버랜드(경기 용인)=퓨전 뮤지컬 ‘코리아 환타지’가 공연된다. 부채춤, 농악, 길놀이, 사물놀이 등 전통무용과 민속놀이가 차례로 등장하는 박진감 넘치는 민속 뮤지컬이다. 에버랜드는 “공연 막바지 총 30명의 연기자들이 한꺼번에 나와 펼치는 오고무 장면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했다.
공원은 설날 분위기로 옷을 갈아입었다. 낮 2시에 열리는 퍼레이드는 ‘둥둥 희망 한마당’이라는 한국의 전통과 서양의 동화가 어우러진 행진으로 바뀌었다. 또한 높이 4미터의 ‘희망 나무’를 설치해 가족들이 소원을 적어 나뭇가지에 매달도록 했다. 카니발 광장에는 가로 20미터 세로 40미터의 대형 방패연이 뜬다. 제기차기, 투호, 소고치기, 비석치기, 사방치기 등 민속놀이를 즐기는 놀이터도 마련됐다. 쥐띠 해를 맞아 다양한 쥐를 전시한 ‘마우스 빌리지’도 볼 만하다. 이번 겨울부터 포시즌스가든에 문을 연 ‘매직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나 눈썰매를 탈 수 있다. 10일까지 쥐띠이거나 이름에 ‘복’자가 들어간 사람은 3만5천원인 에버랜드 이용권을 반값인 1만7500원에 살 수 있다. 만 55살 이상은 무료. everland.com, (031)320-5000.
■ 롯데월드(서울 송파)=줄타기 명인 권원태씨와 김중자 민속예술단의 부채춤 공연이 하이라이트. 남사당 줄꾼 권원태씨는 영화 <왕의남자>에서 감우성의 대역으로 줄을 탄 무형문화재 3호다. 7~9일 낮 12시에서 4시까지 쥐라기광장에서 열리는 전통놀이 한마당에서 선보인다. 놓치면 후회할 볼거리다. 김중자 민속예술단은 부채가 뻗어내는 화려함의 극단으로 몰고 간 부채춤을 선사한다. 7~8일 저녁 6시30분 가든스테이지에서 시작하는 가무악, 천지의 소리 등 설날큰잔치 민속공연에 함께 출연한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에서는 28일까지 설위설경 전시회가 열린다. 충청도 앉은 굿에서 법사들이 의식을 수행하기 전 제단 주위를 두르는 한지를 설위설경이라 부른다. 각종 형상을 표현해 복을 기원하는 일종의 부적예술이다. 설날 당일인 7일 한복 입은 사람은 박물관 무료 입장. lotteworld.com, (02)411-2000.
■ 서울랜드(경기 과천)=6일부터 10일까지 설날 행사가 열린다. 관람객이 참여하는 아기자기한 민속놀이가 강점이다. 세계의 광장에 마련된 황금박을 오재미로 터뜨린 뒤, 아래로 쏟아지는 선물을 줍는 ‘금복 터뜨리기’, 가족 대항 토너먼트 윷놀이, 쥐돌이와 겨루는 줄다리기 시합, 투호·제기·팽이 등 민속3종 경기, 사주팔자·타로점 등 새해 운세를 보는 사주공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오후 5시까지 눈썰매장 ‘스노 팩토리’도 문을 연다. 입장권 1만5천원. 쥐띠 입장객은 자유이용권(2만8천원)을 반값인 1만4천원에 살 수 있다. 자유이용권 소지자는 스노 팩토리가 무료. seoulland.co.kr, (02)509-6000.
우방랜드(대구 달서)=북한 출신 평양민속예술단의 공연이 볼 만 하다. ‘휘파람’, ‘반갑습니다’ 등 귀에 익은 북한 노래를 부르고, ‘조개춤’, ‘단오명절 군무’ 등 북한 전통무용을 선보인다. 계절춤에선 눈 깜짝할 사이에 춤추던 단원들의 옷이 바뀐다. 8~9일 오후 3시30분, 6시에 분수무대에서 공연한다. 옆에서는 널뛰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woobangland.co.kr, (053)620-0264.
■ 한국민속촌(경기 용인)=민속놀이와 공연이 다양하게 열린다. 줄타기와 전통혼례, 이천거북놀이, 장승제,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윷만들기, 연만들기, 세화찍기 등은 테마파크의 민속놀이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이다. 특히 마상활쏘기, 마상검술 등을 볼 수 있는 마상무예를 놓치지 말 것. 박진감 넘친다. 매일 오후 1시와 4시에 열린다. 행사가 많으니 홈페이지(koreanfolk.co.kr)에서 일정을 참고한다. (031)288-0000.
■ 또 어떤 곳 있나?=코엑스아쿠아리움(coexaqua.co.kr)은 ‘바다의 쥐’ 쥐치를 한데 모았다. 날개쥐치, 표문쥐치, 붉은이빨지취, 금줄쥐치, 검은배쥐치, 배주름쥐치 등 쥐치 6종이 수족관을 유영하는데, 정말 쥐와 닮았는지, 쥐처럼 ‘찍찍’ 우는지 확인해보시길(쥐치를 물 밖으로 꺼내면 쥐처럼 ‘찍찍찍’ 운다고 한다). 비교 대상으로 ‘육지 쥐’ 햄스터와 누드마우스도 전시한다. 한화63시티(63.co.kr) 수족관인 63씨월드는 6~10일 ‘수중 세배’를 올린다. 다이버들이 대형 수조 안에 한복을 입고 들어가 관람객들에게 큰 절을 올리는 행사다. 물결에 울렁이는 한복의 색감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롯데월드 민속놀이.
서울랜드 특별공연.
우방랜드 평양민속예술단 공연.
한국민속촌 연 만들기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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