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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김훈의 자전거, 유럽을 사색하다

등록 2008-04-08 19:06수정 2008-04-08 19:53

김훈
김훈
파리·베를린·프라하 ‘자전거여행’ 9일 출국
“불편한 국내여건 견주고 싶어” 방송 다큐로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60·사진)씨는 책날개의 작가 소개에 스스로를 ‘자전거 레이서’라고 밝혀 버릇한다. 자전거를 타고 국토 곳곳을 답사한 결과를 두 권의 산문집 <자전거 여행>으로 묶어 낸 그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자기 소개라 하겠다.

그 김훈씨가 자전거를 타고 유럽으로 간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럽에서 자전거를 탄다. 그는 9일 출국해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 체코 프라하 등 세 도시에서 자전거를 탄 뒤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의 ‘유럽 자전거 여행’은 <스카이 에이치디>와 <티브이서울>이 30분짜리 6부작으로 기획한 다큐멘터리 <김훈의 자전거, 유럽을 달리다!> 제작을 위해서다.

“자전거는 철저하게 아날로그적인 운송수단입니다. 그것이 교통의 대안이 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겠지만, 삶의 기본을 이루는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완전히 멸절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 자전거를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게끔 한다면 좋은 일이겠구나 싶어서 유럽에 가기로 했어요.”

김훈씨는 이번 유럽행에 자신의 자전거 ‘풍륜’을 가지고 가는 대신 현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가령 파리에서는 공용 자전거 대여 프로그램인 ‘벨리브’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문화 유적지를 돌아보는 식이다. 그의 자전거는 에펠탑·개선문·루브르 박물관·샹젤리제 거리·페르 라셰즈 묘지·센 강(이상 파리), 포츠담 광장·브란덴부르크 문·카이저 빌헬름 교회(이상 베를린), 카를교·국립 마리오네트 극장·레두타 재즈바·프라하 시청·재래시장·프라하 성·황금소로·카프카 생가(이상 프라하) 등을 주파하게 된다.

<스카이 에이치디>의 강성욱 피디는 “서울시가 뉴타운 지구와 한강 둔치 등에 총 360㎞의 자전거 전용도로망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자전거에 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면서 “자전거 문화를 통해 유럽 문명 속으로 들어가 보자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훈씨는 “도심에서나 지방 국도에서나 자전거 타기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우리 상황을 유럽의 현실에 비추어 반성해 볼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주요 도로에는 자전거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갓길이라도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 그런 배려가 전혀 없어요. 지방 도로는 대부분 인도조차 없는 실정이죠. 차도 옆엔 곧바로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서 자전거는 자동차와 가로수 사이에 끼이기 십상입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의 지위가 보장되기는커녕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도 않아요. 자전거 선진국들의 사례를 통해 자동차와 자전거와 보행자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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